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버스 출근 동행 인터뷰 “권위적 관습 철폐… 구민 중심 중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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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9일 오전 7시30분.
버스에서 내려 청사로 향하던 김제선(61) 대전 중구청장은 은행동 성심당 본점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오전 7시 집이 있는 중구 석교동에서 2번 급행버스를 타고 중구청사로 출근했다.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 구청장은 취임 첫날인 11일부터 버스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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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등 골목 상권 활성화 고민
지역 첫 ‘동장 주민추천제’ 추진도
보문산 개발엔 “시와 협치” 목소리
“성심당 ‘오픈런’(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거의 매일 직접 보면 구청장으로서 무슨 생각이 들까요?”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 구청장은 취임 첫날인 11일부터 버스로 출근했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관습적 과잉의전 폐지’를 내세웠다. 공무 출장이 있을 때만 관용차량을 타겠다고 했다. 취임 후 열흘 가까이 지났지만 관용차량을 탄 날은 한 손 안에 꼽는다.
으능정이거리에서 내린 김 구청장은 대로변이 아닌 골목으로 방향을 꺾었다. 큰 길을 따라 걸으면 직선거리로 600여m, 13분이면 닿을 거리이지만 그가 골목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까닭에 출근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김 구청장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은 너무 많다. 전국에서 연인원 150만명이 찾는 유명 빵집 성심당 본점은 거의 매일 아침이 오픈런이다. 김 구청장은 성심당 골목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만들어갈지를 구상한다고 했다. 성심당 건너편엔 그의 선거공약 중 하나인 ‘시니어문화놀이터’와 비슷한 성격의 대전시중장년지원센터가 있다. 환경관리요원이 새벽 시간에 골목 곳곳을 어떻게 청소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의 출근길 버릇 중 하나다. 그는 “관용차를 타고 출근하면 알 수 없었을 풍경들”이라고 했다.
버스 출근은 단순히 ‘탈권위’ 취지만은 아니다. 기후위기와 도시, 그리고 사람과의 연결을 고민한다는 설명이다. 김 구청장은 “지역 활성화의 요체는 승용차가 안 다니게 하는 것”이라며 “차 없는 길엔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상권이 활성화되고 녹지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반면 차가 많으면 도로를 넓혀야 하고, 개인과 개인은 단절되고 도시엔 환경적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는 이런 행보가 오히려 직원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관습에서 관성이 돼버린 업무는 타파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우리들공원을 지나가는 김 구청장을 알아본 한 시민이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넨다.
시민단체 출신인 그는 공약으로 대전에서 처음으로 ‘동장 주민추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민간자본 3000억원이 투입되는 보문산 개발사업에 대해선 “기왕 개발을 해야 한다면 주민에 이익이 돼야 한다”며 “민자 책임투자와 공적 재정이 투입으로 사업이 담보돼야 한다. 대전시와 협치하겠다”고 했다.
이날 자택을 나선 지 1시간여가 지난 오전 8시쯤 청사에 도착한 김 구청장은 “행정을 보는 시선을 달리해야 행정이 보이지 않을까요. 구민이 중심인 대전 중구를 만들겠습니다”며 활짝 웃었다.
대전=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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