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의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이치

김여진 2024. 4. 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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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의 풍향계.

시시각각 바뀌는 시대의 바람 앞에서 율곡의 사유를 통해 고민의 답과 새로운 질문을 찾기 위해서다.

황 서예가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바람처럼 변화무쌍하게 불어닥친다. 다양한 형태의 바람들은 우리를 당황시키기도, 설레게도 한다"며 "결이 다르게 불어오는 바람에 직면할 때 주로 고전에서 지혜를 찾아 따르곤 한다. 바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르고 싶은 기대가 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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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희 개인전 26일 춘천 개막
‘순언’·‘격몽요결’ 등 소재 작업
한글 번역으로 작품 이해 높여
황선희 작 율곡 이이 ‘순언’ 중 일부. ‘은’(隱·큰 소리는 희미하며, 큰 모양은 형상이 없으니 도는 숨어 이름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의 풍향계. 예측불가능한 사회에서 나를 지키고 싶을 때, 우리는 가끔 옛것으로 돌아간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고전이 삶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내일 갈 길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여현 황선희 서예가가 관객을 ‘율곡의 숲’으로 초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선희 개인전 ‘율곡관풍- 율곡·바람을 보다’가 26일 춘천미술관 전관에서 개막, 5월 1일까지 열린다. 대작 3점을 비롯해 액자와 부채 등 150여점을 거는 그의 다섯번째 개인전이다.

40여년간 서예를 해 온 황 서예가는 자신의 작업이 기술과 예술 사이 어디쯤에 있는지 의문이 들 때, 또 우리 선조의 시문보다 중국 고전을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을 때 가끔 허전했다고 한다.

그러다 율곡의 ‘순언’에 주목했다. 1974년 서울대 규장각에서 발견된 것으로 율곡이 ‘노자도덕경’을 발췌·요약한 해설서다. 2098자 40장으로구성, 유가와 도가의 조화를 모색하고 있다. 황 서예가는 이를 ‘순수하게 잘 익어 변하지 않는 말씀’으로 해석하고, ‘조화’의 가치를 새기는데 활용했다.

특히 손주가 태어났을 때 ‘순언’ 전문을 20m 두루마리에 써서 선물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이를 만날 수 있다. 순언 40장을 한글자씩 한자로 발췌하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글번역도 했다. 엉킴을 푸는 지혜와 다투지 않는 덕, 비우고 또 비우는 무위,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도의 존엄함 등이 글자마다 녹아들었다. 당연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치들을 되새길 수 있다.

가로 7m에 가까운 대작도 있다. 율곡이 후학을 위해 남긴 보물 ‘격몽요결’의 전문을 쓴 작품이다.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읜 후 금강산에 갔다가 하산해 지은 ‘자경문’으로는 부채작품들이 완성됐다.

‘고산구곡가’의 경우 오언한시의 한글 번역본으로 작업했다. 봄과 아침의 희망을 담은 난, 겨울과 밤을 표현한 매화가 첫 장과 마지막 장을 장식했다.

도’(道·도의 존엄함과 덕의 존귀함은 명령하지 않아도 항상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황 서예가는 ‘바람 풍(風)’이라는 글자를 통해 SNS 검색에서 상위권에 오른 여러 사건들도 비유한다. 시시각각 바뀌는 시대의 바람 앞에서 율곡의 사유를 통해 고민의 답과 새로운 질문을 찾기 위해서다.

작품 속 글귀들은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올곧이 세우도록 돕기도 하고, 세상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흘러갈 줄 알아야 한다는 지혜도 선물한다.

황 서예가는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바람처럼 변화무쌍하게 불어닥친다. 다양한 형태의 바람들은 우리를 당황시키기도, 설레게도 한다”며 “결이 다르게 불어오는 바람에 직면할 때 주로 고전에서 지혜를 찾아 따르곤 한다. 바람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르고 싶은 기대가 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황 서예가는 강원서학회 사무국장 등을 지냈고, 한국미술협회 이사, 소소서우회 대표로 활동중이다. 개막 행사는 26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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