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디지털 세상과 정보]편리한 ‘키오스크’,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으려면…
사업자는 인건비 줄일 수 있지만, 노인-장애인 등은 쓰기 어려워
정부가 제시한 제작 표준 원칙… 글자는 크고 단어는 쉽게 설계
음성-자막 등으로 전달력 높여야
● 디지털 취약계층에겐 장벽 높아
사업자는 키오스크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가 많이 오르는 상황에서 직원을 키오스크로 대체하는 겁니다.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하려면 규모 및 기능에 따라 대당 최소 20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듭니다. 대여용은 대당 월 10만∼30만 원을 내면 됩니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인 것을 고려하면 사람을 쓸 경우 한 달에 약 230만 원 정도 줘야 하는데 키오스크는 설치만 하면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 설치 장소나 이용 시간 등에서도 제약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런 키오스크가 모두에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노인과 장애인 등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의 경우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점심을 주문하기 위해 패스트푸드 매장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키오스크는 버거, 감자튀김, 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합니다. 햄버거 한 개와 식사 세트 두 개를 주문하려면 각 세트에 서로 다른 버거와 음료, 보조메뉴를 선택해야 합니다. 선택하려는 음료수가 세트 메뉴에서 선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정부, 키오스크 UI 표준 제시
디지털에 능숙하지 않은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키오스크 사용자 인터페이스 표준을 제시하고 이를 안내하는 ‘키오스크 UI 플랫폼’을 올 3월부터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란 사용자가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조회하거나 입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과 컴퓨터 사이의 상호작용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면 키보드 입력을 통한 텍스트 기반의 UI, 마우스 조작 또는 화면 터치를 통한 그래픽 기반의 UI, 가상현실(VR)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장비를 통한 UI,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 인식 UI 등이 있습니다.
이 표준을 통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 점자 표시, 수어 안내 등에 대한 지침을 비롯해 휠체어 탑승자를 위한 낮은 자세 모드 등도 함께 제공해 모든 사용자가 불편 없이 키오스크에 접근하게 했습니다.
● 글자 크기 키우고,직관적으로 설계
정부가 제시한 UI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메뉴 구조를 사용하지 않고 중요한 기능은 큰 버튼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긴 문장이나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등 사용자 중심으로 화면을 설계해야 합니다. 둘째로 저시력자와 색맹 등을 고려해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시각적 장애가 있는 사용자를 위해 명확하고 큰 글자, 높은 명도와 대조를 갖는 색상을 사용하고 음성 안내, 자막, 진동 알림 등을 활용하여 청각이 저하된 사용자를 지원해야 합니다. 셋째는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이콘을 사용하고 아이콘에 분명한 아이콘 설명을 제공하는 겁니다. 네 번째 원칙은 직관적인 UI를 사용해 명료하고 간결한 내비게이션 메뉴와 사용자가 실수했을 때 쉽게 복구할 수 있는 ‘뒤로 가기’, ‘취소’ 기능을 제공하고 중요한 동작에 대한 경고를 명확하게 표시하는 겁니다. 다섯 번째 원칙은 지속 가능한 일관된 UI를 사용해 일관된 서체, 크기, 글자 스타일, 아이콘, 이미지를 사용해 사용자가 정보를 쉽게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섯 번째 원칙은 개인 정보가 보호되는 UI로 사용자에게 명확한 동의를 받은 후에만 개인정보를 수집하며, 불필요한 정보 수집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사용자 계정에 로그인 기록을 표시하고, 일정 시간 동안 사용자가 활동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로그아웃되도록 해야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세상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일수록 취약 계층을 배려하는 기술의 발전이 더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배려의 기술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왕렬 선린인터넷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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