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살아남으려면 잘 놀아야”...‘놀이’에 진심인 ‘이 기업’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4. 4.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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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골딘 레고그룹 최고제품·마케팅 책임자
現유치원생 60% 어른되면
지금 존재하지 않는 직업종사
창의성·협업 능력 키워주는
질 놓은 놀이가 최고의 학습
92년 전통에 年 매출 13조
BTS 등 K팝도 중요 ‘레고테마’
줄리아 골딘 레고그룹 최고 제품·마케팅 책임자(CMO)[사진=레고코리아]
“지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60%는 어른이 돼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고 있게 될 겁니다. 미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부는 ‘놀이’입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줄리아 골딘 레고그룹 최고제품·마케팅 책임자(CMO)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골딘 CMO는 “특히 한국 아이들은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냐”며 “하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해야할 중요한 스킬은 학문적인 교육 환경에서 습득할 수 있는 유형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직업이 생겨날 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대에서 필요한 기술은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등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골딘 CMO는 “레고를 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친구랑 함께 놀다가 실수를 하기도 하고, 자기 실수를 되짚어가며 문제를 고쳐 나간다”며 “협업을 하면서 소통능력을 키우고 조립을 완성하며 자신감을 고양한다. 질 좋은 놀이가 필요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실제 덴마크어로 ‘잘 놀다’라는 뜻의 레그고트(LEG GODT) 앞 글자를 따서 사명을 만들 만큼 놀이에 진심인 레고그룹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저출산 기류에도 지난 10년간 2.5배 이상 성장했다. 출산인구 감소, 디지털 문화 확산 등으로 시장이 크게 축소돼 고전하고 있는 다른 장난감 기업들과는 대비된다. 지난해 레고그룹의 매출은 전년 대비 2% 늘어난 659억크로네(약 13조원)다.

줄리아 골딘 레고그룹 최고 제품·마케팅 책임자(CMO)[사진=레고코리아]
92년이 넘은 이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 ‘잘 노는 직원들’이 이뤄낸 혁신이다. 골딘 CMO는 “지난해 판매제품 750여 종 중 신제품이 50%에 달하는데, 시장과 고객 관심사를 잘 꿰뚫어 보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세상에 내놓은 덕분”이라며 “성인용 레고, 여아 전용 레고 같이 과거에는 없거나 부족한 제품군도 계속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 대상 레고 시리즈는 최근 3년간 레고그룹 연간 최다 판매 시리즈 5위 내에 지속적으로 오를 정도로 레고의 성장을 이끄는 대표 품목이 됐다. 골딘 CMO는 “어른들이 레고를 사용하게 되면 좋은 점은 본인의 자녀, 조카, 친구의 자녀 등 아이들에게도 레고에 대한 관심이 전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은 레고그룹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골딘 CMO는“한류라는 트렌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고 나도 이 흐름에 참여하고 싶어 K팝 댄스를 배웠다”며 “한류뿐만 아니라 한국은 시장 자체가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레고 그룹 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레고그룹에서 최근 출시한 제품 중 전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레고 최초의 K팝 테마 세트인 ‘레고 아이디어 BTS 다이너마이트’다. 지난해 3월 출시 직후 북미 레고 온라인 공식몰에서 30분 만에 품절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역대 출시된 레고 아이디어 시리즈 중 판매량 상위 10위안에 들기도 했다.

줄리아 골딘 레고그룹 최고 제품·마케팅 책임자(CMO) [사진제공=레고코리아]
인기 제품을 만들어 내는 레고그룹의 이면에는 직원들의 창의성과 의욕을 끌어주기 위한 노력도 존재한다. 이 회사는 매년 1회 전 세계 임직원을 대상으로 ‘월드 플레이데이’를 개최한다. 주 3회만 출근하고 2회는 재택근무를 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했고, 육아휴직뿐만 아니라 부모와 배우자를 돌보기 위한 돌봄 휴직도 주어진다. 골딘 CMO는 “놀이 자체가 레고그룹 문화의 일환”이라며 “특히 사회의 주요 일원이 된 MZ 세대에게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한 가치기 때문에, 이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도록 다양한 복지 제도를 늘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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