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까지 인권 유린”…덕성원 피해 증언 잇따라
[KBS 부산] [앵커]
KBS는 아동 수용시설인 '덕성원'에서 인권 유린이 자행됐다는 소식, 지난해 전해드렸습니다.
보도 이후, 피해 증언이 잇따르면서 피해자 생존협의회까지 결성됐는데요.
특히 덕성원이 폐원한 20여 년 전에도 '인권 유린'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30대 피해자까지 나왔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2년 부산에 세워진 아동보육시설 '덕성원'.
덕성보육원으로 시작해 전쟁 고아 등을 수용하다 1990년대 사회복지법인 덕성원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했고, 2000년 폐원했는데 이곳에서 인권 유린 피해 폭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39살인 이 여성은 7살 무렵인 1990년대 초 덕성원에 수용돼 매일 악몽 같은 삶을 살았다고 말합니다.
매일 욕설과 구타가 이어졌고, 강제노역도 반복됐다고 주장합니다.
[덕성원 피해생존자/음성변조 : "청소하고, 학교 갔다가 밭일하고, 매일 불려서 맞고 혼나고, 선생님한테 맞고, 혼나고, 인간 대접을 못 받았어요."]
특히 덕성원에 수용된 수십 명의 아이들은 토요일에 학교에 가지 못했는데, 학교에선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고 합니다.
[덕성원 피해 생존자/음성변조 : "항상 토요일에 이제 (학교) 안가는 애들은 거기(덕성원)에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낙인이 찍혀버리는 거예요. 친구들도 다 보기 힘들고 거의 왕따 식으로."]
피해 생존자는 강제 노동뿐 아니라 '불법 입양'도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덕성원 피해 생존자/음성변조 : "예배당에 세워놓고 후원자들이랑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이 와서 봐요.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 그냥 데리고 가는거예요."]
덕성원 인권 유린 피해 사실이 지난해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유린 사실을 증언한 피해자 수는 현재 50명을 넘어섰고, 지난 2월엔 '덕성원 피해생존자협의회'도 결성됐습니다.
하지만 부산시 요청에도 진실과화해위원회 직권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 : "진행 중인 사건 수, 그리고 조사 인력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직권조사하기 어렵다. 이렇게 회신이 왔거든요."]
대신 진실과화해위원회는 덕성원 퇴소자 511명의 명단을 확보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한편 덕성원을 이어받은 부산 '은화노인요양원'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강예슬 기자 (yes36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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