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쿠데타냐 아일릿 표절 사태냐…하이브vs민희진 진실게임[이슈S]

장진리 기자 2024. 4.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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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방시혁(왼쪽), 어도어 민희진. 제공| 하이브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하이브와 자회사인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를 둘러싼 내홍이 불거졌다.

22일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부대표 A씨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A씨 등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경영진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팀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섰다. 이날 확보한 전산 자산을 토대로 필요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희진, A씨 등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대외비인 계약서 등을 유출하는가 하면,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주식을 팔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하다 하이브 사내 감사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하이브는 A씨가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대거 넘긴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A씨는 하이브 재무부서에서 IR을 담당하며 하이브의 상장 업무 등을 수행하다 올 초 어도어로 자리를 옮긴 인물로, 하이브 내부에서는 '민희진의 오른팔'로 불린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2021년 자본금 161억 원을 들여 만든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의 지분율이 80%에 달한다. 민희진은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최근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해 어도어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뉴진스의 엄마'라 불렸던 민희진이 뉴진스를 데리고 '탈 하이브'를 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실상 터질 것이 터졌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 이미 민희진이 '탈 하이브'를 원한다는 소문부터 하이브의 수장 방시혁과 민희진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설까지 알음알음 업계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는데, 민희진이 하이브를 상대로 사실상의 '쿠데타'를 벌였다는 소식에 '설'이 사실로 공식화된 셈이 됐다.

민희진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하이브에 대해 언급한 내용 역시 재조명되는 중이다. 민희진은 "사람들이 쉽게 '하이브 자본'을 외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가 안 되는 표현이다. 투자금이 결정돼 투자가 성사된 이후의 실제 세부 레이블 경영 전략은 하이브와 무관한 레이블의 독자 재량이기도 하거니와, 난 당시 하이브 외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었기 때문"이라며 "당시 내게는 다양한 선택지들이 있었고, 투자처가 어디든 '창작의 독립', '무간섭'의 조항은 1순위였을 것이라 사실 꼭 하이브여야 할 이유도 없었다"라며 뉴진스의 성공은 하이브와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같은 하이브와 '거리두기'는 경영권 탈취 시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이브가 감사권을 발동한 가운데,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에 발송한 감사 질의서에는 더욱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 뉴진스. 제공| 어도어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 목적으로 핵심 정보를 유출하고 부적절한 외부 컨설팅을 받았으며, 소속 가수들의 데뷔 전 개인정보까지 유출했다고 의심해 감사 질의서를 통해 이러한 의혹에 대해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가 어도어에 부당한 요구를 한다는 점을 빌미로 여론을 악화시켜 하이브의 지분을 어도어 우호 투자자에게 매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려고 계획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어도어 경영진이 증권사 애널리스트, 해외 투자자문사 관계자 등에 매각 구조를 검토받는가 하면, 어도어 하이브 사이에 체결된 계약정보와 뉴진스 멤버들의 개인 정보 등을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민희진 등이 하이브를 압박하기 위해 하이브 소속 가수들에 대한 부정 여론 형성 작업 등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이른바 '역바이럴'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거져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이브는 감사권 발동과 함께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민희진에 대한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그러나 어도어 이사진은 민희진 측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하이브의 주주총회 소집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민희진의 사임까지 실제로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뉴진스는 5월, 6월 한국과 일본에서 연이어 싱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브와 어도어의 불협화음이 터져 나와 컴백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뉴진스의 활동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지만, 민희진이 뉴진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만큼 이후 갈등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멤버들이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나온다.

▲ 민희진. 제공| 어도어

반면 민희진은 "본질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라며 경영권을 탈취하려고 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하이브가 자신에게 '뒤집어 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희진은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라며 "하이브는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 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도어는 이미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하여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하여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하였으며,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희진이 '어도어의 기업 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다"라며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은 하이브의 '어이없는 언론 플레이'라고도 주장했다.

민희진의 반박으로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은 '진실게임'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아일릿의 표절 사태로까지 번진 양측의 불협화음에 이목이 집중된다.

▲ 뉴진스(왼쪽), 아일릿. 제공| 어도어,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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