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넘어 AX 빅뱅] 13개 언어 동시통역에 반도체까지… SKT, AI컴퍼니로 변신

김나인 2024. 4. 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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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올라운드 플레이어' 거듭나는 통신3사
추론용 AI칩 'X330' 연내 양산
관광객 대상 '트랜스토커' 출시
자체LLM 개발 등 진취적 행보
유영상 SKT 대표가 SKT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SKT 제공
모델이 SKT의 AI 서비스 '에이닷'을 소개하고 있다. SKT 제공
옴디아가 발표한 AI 지표에서 SKT가 12개의 글로벌 통신사 중 1위를 차지했다. AI 서비스 지표 조사 표. 옴디아 제공

AI(인공지능)가 전 산업의 ABC를 바꿔놓고 영역간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운데 네트워크와 데이터, ICT 인프라까지 갖춘 통신사들이 'AI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AI 컴퍼니 전환을 위해 인프라부터 AIX,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내세운 SK텔레콤이 그 최전선에 섰다.

최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미국 AT&T,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 독일 도이치텔레콤 등 세계 주요 통신사 12곳의 기술 역량을 평가한 보고서를 통해 SKT에 대해 "AI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차별화된 비전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SKT는 종합 순위에서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에 이어 40점 만점 중 28.5점을 얻어 3위에 올랐고, AI 지표 조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통신사의 테크기업 전환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AI 역량을 꼽으면서 SKT의 'AI 피라미드 전략'에 주목했다.

SKT는 지난해 9월 '자강'과 '협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AI 트랜스포메이션(AIX)·AI 서비스 등 세 영역에서 AI 혁신에 나서겠다며 전략을 발표했다. AI인프라 영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거대언어모델) '에이닷엑스(A.X)'가 핵심이다. SKT가 설립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연내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양산할 예정이다. X330은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과 비교해 연산 성능이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우수하다. 사피온의 AI칩 개발을 위해 슈퍼마이크로와의 협력 방안도 논의 중이다.

멀티 LLM 전략 추진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에도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LLM '클로드'를 개발한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스로픽에 1억 달러(약 138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게 대표적이다. 또 자체 LLM 브랜드를 '에이닷엑스'로 확정하고, 외국 통신사들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통신사향 특화 LLM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피라미드 중간 영역인 AIX 영역에서는 본업인 통신 효율화에 집중한다. 모바일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등 코어 비즈니스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차세대 UAM(도심항공교통)에도 AI를 심는다는 구상이다. 최근 수요가 큰 AICC(AI고객센터)에 음성인식, AI 챗봇·콜봇, 최적 답변 제공, 상담 이후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녹여 30% 이상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올인원 AICC 서비스 'SKT AICCaaS'와 광고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카피라이터'를 출시했다.

국내에서 검증받은 AI 개인비서 '에이닷' 노하우를 활용해 글로벌 AI 개인비서(PAA) 서비스도 내놓는다. SKT가 2022년 세계 최초로 공개한 한국어 LLM 에이닷은 지난해 정식 출시 후 누적 가입자 34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에이닷 전화의 통화녹음·요약 서비스는 그간 통화녹음을 할 수 없던 아이폰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수요가 폭발했다.

글로벌로의 외연 확장 속도도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4'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와 GTAA(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창립총회를 열고 통신산업 특화 LLM 공동 개발과 사업협력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GTAA 회원사는 유럽, 중동, 아시아 대표 통신사로, 이들 기업이 보유한 가입자만 약 13억명에 달한다. 이번 합작법인으로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텔코 LLM'을 개발해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할 계획이다.

SKT는 22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하는 AI 동시 통역 솔루션 '트랜스 토커'도 출시하면서 AI 글로벌 서비스 발판을 마련했다. AI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러지와 개발한 트랜스 토커는 투명한 LED 디스플레이, 마이크 앞 소리만 전달해 주위 소음을 최대한 제거하는 '지향성 마이크', PC 등으로 구성되는데, STT(음성인식), NPU(자연어처리), 번역엔진, LLM 등의 기능을 적용했다.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안내데스크를 시작으로 외국인이 자주 찾는 대중교통, 호텔, 관공서, 관광명소, 쇼핑몰, 음식점을 중심으로 일반 기업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에서 나아가 향후 온디바이스형 AI 통역 솔루션도 개발할 예정이다.

ICT 분야 시장조사기관 애널리시스 메이슨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SKT는 내부적으로 생성형AI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앤스로픽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통신사 가운데 '가장 진취적인(most ambitious)'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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