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 악취 제거 ‘이산화염소 가스’ 유해성 우려…인천·경기 지자체 관리·감독 시급

황남건 기자 2024. 4. 22. 18:35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아스콘 제조회사가 야적장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반입시켜 놓은 모습. 사진은 기사 본문과 구체적인 관련 없음. 경기일보DB

 

인천·경기지역 곳곳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 공장에서 악취와 1급 발암물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쓰이는 ‘이산화염소 가스’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우려가 크다. 지역 안팎에선 지자체들의 이산화염소에 대한 관리·감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인천시와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현재 20여곳의 아스콘 제조업체가 있고, 이중 11개 업체가 서구 지역에 몰려 있다. 아스콘은 도로 포장 공사 등을 할 때 사용하는 건설 자재로, 생산 시 악취와 대기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서구는 지난해 아스콘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을 제거하기 위해 대기오염방지 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인천 검단산업단지 아스콘 제조업 환경 개선을 위해 일대 환경업체 4곳을 선정, 대기오염방지 시설비를 국비 등을 포함해 90%까지 지원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중 일부는 고농도 이산화염소 가스를 아스콘 악취 제거 등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다량의 잔류 이산화염소 가스의 공기중 배출은 불가피하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이산화염소를 흡입하면 호흡기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환경부는 이산화염소를 유독 물질로 지정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이산화염소 가스 노출로 인한 폐부종 발생과 흡입 독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구는 ‘서구 검단산단 아스콘 제조업 환경개선’ 사업에 선정된 환경업체 중 이산화염소를 사용하는 환경업체에 대해서는 잔류 이산화염소 가스 발생에 대한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세정식 집진기’의 추가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이 같은 집진기 설치로 잔여 이산화염소 가스의 완전 제거는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서구 관계자는 “현재 이산화염소 반응기를 설치했으며 오염 물질 발생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 50여개 아스콘 업체도 대부분 아스콘 악취 제거 등에 이산화염소 가스를 활용하고 있다. 인천 서구지역 등과 달리 세정식 집진기 등의 보완 설치도 없이 이산화염소 가스를 무방비로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전체적인 대기오염방지 시설 설치 여부나 이산화염소 가스 사용 여부 등 구체적인 실태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경기도가 이산화염소에 대한 위험성을 파악하고, 아스콘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등을 통해 환경오염 실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산화염소는 노동자는 물론 주변 지역에도 암이나 심각한 호흡기 질환 등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제2의 ‘가습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관리·감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아스콘 제조 업체에서 사용하는 이산화염소 가스의 위험성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관련 민원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기초 지자체 등과 함께 문제 여부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