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로 거리제한 예외 둔 CU... 법원 "계약 사인했더라도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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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브랜드를 단 편의점을 250m 내에 새로 만들 수는 없지만, 기존 점포를 폐업한 후에 재개점하면 거리제한 규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한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예외 규정은 현행법에 위배돼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CU의 예외조항은) 점포의 영업지역을 침해하고 영업권 보호에도 치명적인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가맹본부가 특별한 사정 없이 기존 점포를 거리 제한 내에서 재출점하거나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맹사업법의 입법취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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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경고에 반발해 소송 낸 CU 패소
같은 브랜드를 단 편의점을 250m 내에 새로 만들 수는 없지만, 기존 점포를 폐업한 후에 재개점하면 거리제한 규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한 편의점 프랜차이즈의 예외 규정은 현행법에 위배돼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 정준영)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BGF리테일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경고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점주 A씨는 2020년 9월 CU가맹본부와 계약을 맺고 경기 부천시에 편의점을 냈다. 계약상 가맹본부는 A씨의 점포로부터 250m(도보 통행 최단거리 기준) 내 신규 편의점을 내지 않기로 약정했다. 다만 기존 가맹점 사업자가 폐점 후에 재출점하거나 이전하는 경우, 또는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 동의를 얻으면 다른 편의점을 개설할 수 있다는 예외규정이 포함됐다.
CU는 2021년 이 조항을 근거로 기존 가맹사업자인 B씨에게 A씨의 점포와 약 230m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재출점하는 것을 승인했다. A씨에게는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면서 출점동의서 서명을 요청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했다. A씨는 새 점포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도 CU 측에 보냈지만 CU는 계약서상 약관을 제시하며 동의가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들여다본 공정위는 CU에 경고 처분을 내렸는데, CU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와 CU가 맺은 계약의 예외조항이 현행 가맹사업법의 입법 취지를 무너뜨린다고 봤다. 가맹사업법 제12조의4는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 안에서 동일한 업종의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직영점이나 가맹점을 설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점포 개설을 허용하고 있다.
재판부는 "(CU의 예외조항은) 점포의 영업지역을 침해하고 영업권 보호에도 치명적인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가맹본부가 특별한 사정 없이 기존 점포를 거리 제한 내에서 재출점하거나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맹사업법의 입법취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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