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프리미엄 브랜드 집착하는 애플… “250달러 ‘초저가 아이폰’ 출시해야”

이경탁 기자 2024. 4. 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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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SE4 출고가 400달러 이상 유지할 듯
“동남아·인도 시장 공략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희석 두려워해”
XR·자율주행차·AI 등 신사업도 지지부진
일러스트=챗GPT 달리3

애플이 ‘프리미엄 전략’을 버리고 초저가형 아이폰 개발·출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공동창업자의 철학과 유산을 지키는데 집중하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선 기존 브랜드 전략과 가격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21일(현지시각) 애플 소식통으로 유명한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거먼은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이 내년 초에 공개할 보급형 아이폰 아이폰SE4의 가격이 400달러(약 55만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이폰SE 시리즈는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입니다. 아이폰8을 기반으로 2022년 출시된 3세대 아이폰SE와 달리 4세대 아이폰SE는 아이폰13을 기반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아이폰SE4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노치 디자인과 페이스ID를 갖춘 최초의 아이폰SE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크 거먼은 “아이폰SE 3세대 가격이 429달러(약 59만원)인데, 샤오미, 오포 등 중국 브랜드에서 출시한 더 좋은 기능을 갖춘 제품이 150달러(약 2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저렴하지 않다”며 “애플이 신흥 시장 공략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250달러(약 34만원) 범위의 아이폰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애플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두려워해 이러한 움직임을 피해왔고, 정말 저렴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에 뺏기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010만대를 출하, 17.3%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에 다시 역전을 허용하고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애플은 1년 새 스마트폰 출하량이 9.6% 감소했습니다.

특히 애플의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애국 소비와 화웨이 스마트폰 부활 등의 여파로 아이폰 인기가 하락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16일 베트남을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하노이의 한 학교를 찾아 학생들이 아이패드를 이용해 학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애플은 중국을 대신해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동남아 지역에서 태국, 싱가포르처럼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에서만 애플스토어를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애플스토어를 열고, 베트남에도 온라인 애플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높은 가격대의 아이폰이 점유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동남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들이 저가형 제품을 기반으로 1위 자리를 다투고 있습니다.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점유율이 5% 수준으로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에 밀려 5위권에도 못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고가형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뿐 아니라 갤럭시A·M 등 다양한 저가형 모델을 개발해 신흥 시장을 공략한 것이 빛을 발했습니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VR(가상현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던 애플의 XR(확장현실) 기기 ‘비전 프로’는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초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인 애플카 개발을 포기했고, 인공지능(AI) 사업은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경쟁사에 밀리고 있습니다.

마크 거먼은 “현재 애플은 높은 이윤 전략을 잊어버리고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추구해야 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를 높이고, 향후 더 비싼 기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애플의 올 2분기 실적은 올 1분기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올 2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903억달러(약 124조원)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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