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튀르키예 방문에 베를린 케밥 요리사 동행, 왜?

김태훈 2024. 4. 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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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공식 방문하며 베를린에서 아주 유명한 케밥 요리사와 동행해 눈길을 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1960년대 이후 독일로 건너온 튀르키예 이주노동자들이 독일의 경제 재건과 성공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업적을 기릴 예정이다.

유명 케밥 요리사 켈레스를 대통령 수행단에 집어넣은 것도 케밥으로 상징되는 독일과 튀르키예의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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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거주하는 튀르키예계 주민 300만명 달해
"케밥으로 상징되는 두 나라 간 우정 기념하자"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공식 방문하며 베를린에서 아주 유명한 케밥 요리사와 동행해 눈길을 끈다. 양념한 고기를 구워 채소와 함께 먹는 케밥은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튀르키예계 주민이 무려 300만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 두 나라의 돈독한 문화적 유대관계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독일 베를린에서 케밥 장인으로 유명한 요리사 아리프 켈레스. 그는 튀르키예 출신 이주노동자인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케밥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한 가운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튀르키예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른 야당 지도자와 회동키로 한 점도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부터 2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튀르키예를 공식 방문한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튀르키예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에서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수도 앙카라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날짜는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이 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일행에는 베를린에서 케밥 장인으로 널리 알려진 아리프 켈레스가 포함돼 있다. 그는 독일 대통령의 이스탄불 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만찬 때 제공할 케밥 요리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레스의 조부는 독일에 이주노동자로 건너가 공장 등에서 오랫동안 일한 끝에 1986년 케밥 음식점을 창업했다고 한다. 이후 3대(代)째 케밥 요리사로 활약 중인 켈레스는 “조상의 땅으로 가는 이번 여정에 동행하게 되어 무척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왼쪽)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사진은 2023년 11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베를린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독일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1960년대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겪었다. 이에 독일(당시 서독) 정부는 튀르키예 정부와 협약을 맺고 90만명에 가까운 튀르키예 출신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였다. 그 후손들 상당수가 독일에 정착해 오늘날 독일 내 튀르키예계 주민의 수는 거의 300만명에 달한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에 1960년대 이후 독일로 건너온 튀르키예 이주노동자들이 독일의 경제 재건과 성공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 업적을 기릴 예정이다. 유명 케밥 요리사 켈레스를 대통령 수행단에 집어넣은 것도 케밥으로 상징되는 독일과 튀르키예의 우정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오늘날 케밥은 독일에서 부동의 국민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이제껏 독일에서 팔려나간 케밥은 금액으로 따져 총 70억유로(약 10조3000억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최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과도 만난다. 이 회동이 눈길을 끄는 건 야당 소속인 이마모을루 시장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대 라이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야권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으며 외신들은 앞다퉈 “에르도안 대통령이 집권 후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를 내놓는 중이다. 보기에 따라선 독일 대통령이 튀르키예 야당 지도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24일 앙카라에서 열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두 나라 간의 의견차를 재확인하며 평행선을 달리다가 끝날 전망이다.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에서 독일은 이스라엘, 튀르키예는 하마스를 각각 지지하는 입장이 확고하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옛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 비유하며 ‘학살자’라고 비난했는데, 당장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의 ‘원죄’를 짊어진 독일에선 “그게 할 소리냐”는 반박이 터져나왔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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