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빛만 있어도 세균·바이러스 막는 섬유 코팅기술

박정연 기자 2024. 4. 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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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쉽게 부착될 수 있는 병원체를 막고 실내광으로 살균까지 가능한 섬유 코팅기술이 개발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꽃잎 모사 나노구조체는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초소수성과 함께 가시광 활성 기능을 지녔다"며 "이를 통해 일상 속 가시광선으로 병원체를 살균할 수 있는 항균‧항바이러스 섬유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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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병원체 부착을 방지하고 실내광으로 소독 가능한 섬유 코팅기술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정상빈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연구원, 정재희 세종대 정교수, 최동윤 한국생산기술원 수석연구원, 이동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생기연 제공.

일상에서 쉽게 부착될 수 있는 병원체를 막고 실내광으로 살균까지 가능한 섬유 코팅기술이 개발됐다. 섬유에 묻어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병원체가 유발하는 감염의 위험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최동윤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수석연구원과 정재희 세종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나노 구체를 섬유 표면에 형성해 우수한 방오‧항균 기능을 부여한 섬유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꽃잎 모사 나노구조체는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초소수성과 함께 가시광 활성 기능을 지녔다”며 “이를 통해 일상 속 가시광선으로 병원체를 살균할 수 있는 항균‧항바이러스 섬유 제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나노구조체 합성 방법은 고온‧고압 조건이 필수적이면서 12시간 이상의 긴 공정시간이 필요해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일반적인 방오 기능으로는 병원체가 부착되는 것을 완벽히 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항균 기능이 요구됐다.

연구팀은 빠르고 간단하게 초소수성 나노구조체를 섬유 표면에 형성할 수 있도록 증발유도 자

기조립 공정을 활용했다.

증발유도 자기조립은 물질들이 자발적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조립되는 현상이다. 자기조립형 분자로 구성된 콜로이드를 급속 증발시키면 미소결정 입자인 ‘미셀’이 얇은 판이 겹겹이 쌓인 층상 구조 형태의 나노 구조체로 형성되는 원리다.

증발 과정에서 자기조립과 함께 열모세관에 움직임이 일어나 나노구조체의 수직 재배열이 이뤄지고, 섬유 표면에 꽃잎 모양의 나노구조체가 형성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아세톤과 같이 증발이 빠른 코팅용액에 섬유를 담갔다 꺼냈다. 분석 결과 40~60도의 낮은 온도에서 경화하면 2시간 이내에 나노구조체가 고밀도로 형성된 섬유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섬유는 박테리아 현탁액을 비롯해 점성이 높은 혈장, 타액, 혈액에서도 초소수성에 의한 탁월한 방오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의 경우 1시간의 실내조명에서,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MS2는 2시간 내 99.99% 살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박테리아 현탁액을 기능성 섬유에 분무하면 방오 및 광살균 성능의 시너지 효과로 30분 만에 100% 살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최동윤 수석연구원은 ”‘저온 딥코팅’ 공정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방오·항균 기능을 갖는 나노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어 대면적·대량생산에 적합한 섬유 코팅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생활 속 가시광 에너지를 이용한 항균, 항바이러스 기능성 섬유 제조기술은 필터, 마스크, 방호복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개발된 성과를 바탕으로 공정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후속 연구를 통해 실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4일 국제학술지 ‘스몰’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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