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 참여자 출입금지' 미쉐린 식당, 논란에 휘말려

이지현 기자 2024. 4. 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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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금지″라는 공지를 올려 논란이 일었다. 〈사진=레스토랑 SNS 캡처〉
서울 마포구의 한 유명 식당이 의료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4에도 소개됐던 이 식당 운영자 A씨는 최근 식당 공식 SNS 계정 등을 통해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금지"라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A씨는 "의료파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에 신속한 처치가 곧 환자의 생명을 좌우한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적었습니다.

그는 "생명의 존엄 앞에서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이념이나 사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수술대를 찾지 못해 병원 응급실에 가서조차도 119에 전화를 해 수소문을 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당신의 가족이 될 수도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최소한의 직업윤리에 대한 사명감마저 져버리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의료파업에 동참하고 계신 관계자분을 모시고 싶지 않다"며 "정중하게 사양한다. 이 또한 제 선택과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A씨의 공지에 누리꾼들의 의견은 갈렸습니다.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금지″라는 공지를 올리자 별점 테러와 함께 식당 운영 방침을 응원한다는 누리꾼들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카카오맵 캡처〉
식당 공식 SNS 계정에는 "기초생활수급자에 굶는 사람들이 많은데 코스요리를 12만원 말고 1만 2000원에 공급해야 하지 않냐. 미쉐린 가이드 올라갈 정도의 요리사시면 사명감으로 돈 받지 않고 음식 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 "시골에서도 미쉐린 먹고 싶은데 미쉐린 취약 지역으로 식당 옮겨주실 생각은 없나"는 등 식당 운영 방침에 대한 비판 댓글이 연달아 올라왔습니다.

식당 별점 테러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카카오맵 식당 페이지에는 "본인이 음식 파는 건 제값 주고 받는 거고, 의사들이 사직하는 건 돈에 미친 거냐", "OECD 평균 대비 음식값이 너무 높고 양이 적고 맛이 없고 직원 수가 적다" 등 별점 1점을 준 후기들이 이어졌습니다.

해당 식당의 점심 코스 메뉴는 7만원, 저녁 코스 메뉴는 12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A씨의 운영 방침을 옹호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의사들 파업 휴가받고 할 일 없어서 별점 테러나 하고 다닌다", "사장님 마인드까지 최고다",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금지 지지한다. 자주 들리겠다"며 별점 5점을 주는 후기들도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한편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식당 이름을 공개하며 비판했습니다.

노 전 회장은 "정부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했는데 식당에서도 출입금지를 당했다"며 "저 같은 사람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갈 수 없는 식당을 안내해 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는 "식당은 사람을 가려 받아도 문제없지만, 병·의원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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