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수십조 추가 수출 임박…방한단 면담 방사청장 “폴란드 방산협력 지속 의지 확인”

정충신 기자 2024. 4.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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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신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인사 20여명 방한
천무·K2, 폴란드에 수십兆 추가 수출 임박… 금융지원이 관건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22일 오전 한국 방위산업 현장 방문을 위해 방한한 폴란드 파베우 베이다 국방바 차관, 마르친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다리우스 우코프스키 안보실 부실장 등 일행과 방산 협력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22일 오전 한국 방위산업 현장 방문을 위해 방한한 폴란드의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 마르친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다리우스 우코프스키 안보실 부실장과 면담을 갖고 방산 협력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폴란드 국방부 고위급 인사 방한은 지난해 6월 마리아슈 부아슈착 전 국방부 장관 방한 후 10개월 만으로, 지난해 12월 폴란드 정권 교체 후 들어선 신정부의 고위급 인사로서는 처음이다.

이번 폴란드 방한단은 국방부, 국유재산부, 군비청, 대통령실 일원을 포함해 총 20여명 규모로, 이들은 약 일주일간 한국의 방산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방사청은 폴란드 방한단의 우리 방산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방문을 지원하고, 주요 인사들에게 우수한 국산 무기체계를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 방한단은 한국 육군·해군 부대를 방문해 우리 군 운용 현장을 둘러보고, 폴란드 수출형 천무의 시험 사격도 참관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한국 방산업체들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천무 다련장포 등 약 124억 달러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해 K9 자주포를 추가로 계약하는 등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석 청장은 이번 면담을 통해 폴란드 신정부의 방산 협력 지속 의지를 확인했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석 청장은 폴란드 방한단의 방산 현장 방문을 지원해 한국의 우수한 방산 역량을 홍보하고, 양국 방산 협력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K2 전차가 폴란드 그드니아(Gdynia) 항구에 도착했다. 현대로템 제공

한편 폴란드 국방부 차관 방한을 계기로 K239 ‘천무’ 다연장로켓 70대, K2 전차 820대 추가 수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 발사대와 폴란드산 유도탄의 호환을 위한 개조에 나섰고, 현대로템의 K2 전차 2차 계약분은 폴란드 현지 생산을 검토 중이다.

1차 계약 금액으로 단순 계산하면 천무 70대는 약 1조6000억원, K2 820대는 약 20조원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생산하고 기술을 일부 이전하면 대당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추가 수출 여부는 폴란드가 요구하는 금융지원 조건을 충족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천무는 계약 체결이 임박한 분위기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에 따르면 방한 기간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되는 천무 실사격을 참관할 파베우 베이다 차관은 "사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호마르(Homar)-K에 대한 (조건부)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자국 무기에 크릴(크릴새우), 크라프(게) 등 해양 갑각류 생물의 이름을 붙인다. 호마르는 폴란드어로 바닷가재를 뜻하며, 호마르-K는 천무의 폴란드 현지화 모델을 일컫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발사대와 폴란드 국영방산업체인 PGZ그룹의 옐츠(JELCZ)사가 생산한 트럭이 결합한 형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7월 폴란드 정부와 288대 규모의 천무 수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기본 계약은 구속력은 없으나 대략적인 규모를 도입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정부는 그 다음 달에 218대를 2027년까지 납품하기로 구속력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1차 계약분 218대는 국내에서 생산하며 남은 계약분 70대는 폴란드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의 폴란드 현지화 모델 ‘호마르-K’.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현재 천무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239㎜ 유도탄, 130㎜ 구룡 로켓, 230㎜ 무유도탄, 600㎜ 전술 미사일 등과 호환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천무가 폴란드의 122㎜ 구경 탄약과 호환될 수 있도록 개조에 협력할 예정이다.

820대 규모의 추가 계약을 남겨둔 K2 전차는 현지 생산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분인 K2PL(K2 Poland) 820대 가운데 500대를 폴란드에서 생산하고 일부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폴란드는 K2 전차의 현지 생산 시설을 내정하며 추가 계약 의지를 보이고 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국방부 차관 방한의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K2 전차 생산 라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포즈난(Poznan)시 내 군용차량 공장에서 전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지원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는 게 관건이다. 국회는 지난 2월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을 의결했으나, 자본금 증액이 향후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져 폴란드의 수입 대금을 한 번에 지원하기는 어렵다. 이에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추가 계약이 이뤄지거나, 한국 정부가 금융보증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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