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꾼 해주면 800만원 줄게”...평범한 회사원 인생 망친 고액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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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던 평범한 회사원 A씨의 인생은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다.
물가 상승에 월급만으로는 생계를 꾸릴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고액 아르바이트를 찾기 시작했고, 텔레그램에서 만난 마약판매상 일당은 그에게 높은 보수를 앞세워 뿌리치기 힘든 제안을 했다.
마약조직의 업무 과정에 높은 이해도를 보인 A씨는 말단 지게꾼으로 시작했지만 약 3개월 만에 지게꾼들을 관리하는 역할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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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알바’ 찾다 범행 시작
지게꾼서 3개월만에 관리자로
“죄질 극히 불량” 징역 12년
A씨가 처음 하게 된 일은 일명 ‘지게꾼’이었다. 해외에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오기 위해 공항에서 마약을 숨겨 몰래 입국하는 역할이다. A씨는 이 같은 역할을 하면 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기로 합의했다.
캄보디아의 한 호텔에서 현지인으로부터 필로폰 1㎏을 받은 A씨는 이를 복대에 넣은 뒤 자신의 몸에 찼다. 복대를 숨기기 위해 헐렁한 반소매 티를 구입해 입은 그는 아무런 제지 없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밀수해 국내에 유통된 필로폰은 약 1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뛰어난 업무 능력은 마약 판매에서도 빛을 발했다. 마약조직의 업무 과정에 높은 이해도를 보인 A씨는 말단 지게꾼으로 시작했지만 약 3개월 만에 지게꾼들을 관리하는 역할로 승진했다. 기존 관리자가 지난해 9월 구속되면서 마약판매상 일당이 A씨에게 빈 자리를 맡아줄 것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자가 된 A씨는 자신이 보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게꾼 보고 방법’이라는 제목의 매뉴얼을 제작했다. 여기에는 현지 도착 시 행동 요령, 헐렁한 티셔츠를 이용한 복대 은닉 방법, 인천공항 입국심사대 통과 방법 등 노하우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복대가 확실히 밀착되도록 지게꾼들의 허리둘레를 정확히 확인하고, 공항 세관 앞에 지게꾼이 도착하면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체력 보충하세요” 등의 응원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지휘를 받은 지게꾼들은 케타민 2㎏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이는 1회 투약분 0.05g 기준 약 4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A씨의 일탈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게꾼을 통해 추가로 케타민 3㎏을 밀수하려던 A씨는 결국 지난해 11월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지난해 8~10월 다섯 차례에 걸쳐 필로폰 3㎏과 케타민 2㎏을 동남아 국가에서 밀수한 혐의 등을 적용받은 A씨에게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4억54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건에 가담한 경위와 정도,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밀수한 마약의 양을 비춰볼 때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초범이고 수사에 협조해 공범을 비롯한 마약사범 5명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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