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슈퍼팀 KCC, 남은 것은 상승 버튼 뿐?

김종수 2024. 4. 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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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슈퍼팀 KCC 이지스가 플레이오프들어 거세게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서울 SK를 3연승으로 가볍게 제압하더니 4강에서는 정규리그 1위팀 원주 DB마저 시리즈 스코어 3-1로 넉넉하게 패퇴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를 기적이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KCC의 선수 구성은 유달리 강팀이 많은 올 시즌에도 유독 눈에 띌 정도로 막강 그 자체다. 각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이정도로 무시무시한 이름값의 팀이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다. SK의 경우처럼 보통 네임밸류가 높으면 연령대가 높거나하는게 일반적이다.


KCC는 다르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도 한창 때다. 보통 이 정도로 국내 멤버가 좋으면 외국인선수나 아시안쿼터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외려 그 부분에서도 상대팀들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정규시즌에서는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후반기들어 경기력이 살아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건아(35‧200.5cm)는 한창 때에 비해 위력이 줄면서 노쇠화 우려를 받았으나 최근 들어 좋았을 당시의 기량을 재현하며 무력시위 중이다. 특유의 골밑 장악력과 달리는 농구에 더해 고감도 슈팅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블록슛이다. 전성기 시절에도 블록슛을 잘하는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전방위로 상대팀 공격을 쳐내고 있다. 단순히 공수밸런스만보면 현대모비스 시절 이상이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성적으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정규시즌에서의 그는 53경기에서 평균 15.64득점, 1.30어시스트, 8.43리바운드, 0.75블록슛을 기록했다. 못하지는 않았지만 라건아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다르다. 6강, 4강 7경기에서 평균 23.3점, 13.1리바운드로 펄펄 날고 있는데 특히 야투 성공률이 무려 67.7%에 달하는 엄청난 생산력을 과시중이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을 확정지은 DB와의 4차전에서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득점은 앞선 경기들보다 다소 줄었으나 17리바운드, 6블록슛으로 포스트를 지배했다. 특히 1쿼터에서 몰아친 3개의 블록슛은 분위기를 KCC쪽으로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알리제 존슨(28·201cm) 또한 슈퍼팀의 한축중 하나다. 본래 빅윙 스타일인지라 포스트 인근에서의 몸싸움 등에서 아쉬움을 지적받았지만 현재의 KCC에서는 무리하지않고 본인이 잘하는것만해도 된다. 그만큼 커버해줄 수 있는 동료들이 차고넘치기 때문이다. 타팀같은 경우 1옵션과 2옵션 외국인선수간의 차이가 크다.


반면 KCC는 라건아와 존슨이 모두 1옵션급 위력을 보여주고있는지라 상황에 따라 고르게 쓸 수 있다는 점이 무섭다.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캐나다 필리핀 이중국적의 포인트가드 제프리 에피스톨라(27‧180cm)는 플레이오프 들어서 수비장군으로 거듭났다. 상대팀 앞선을 꽁꽁 묶는 자물쇠 역할을 하며 KCC의 불안요소중 하나로 지적된 부분을 지워버렸다.


KCC는 압도적 1위 예상과 달리 정규시즌에서 5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가지고있는 전력을 정상가동함에 따라 이런저런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5위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KCC가 사상 최초다. 종전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낮은 순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경우는 2008~09시즌의 서울 삼성과 2010~11시즌의 원주 DB(당시 동부)의 4위다.


전창진 KCC 감독은 2010~11시즌 당시 부산 KT의 감독으로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고도 4강에서 DB에게 덜미를 잡히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지고싶어도 질 수 없는 전력이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엄청난 슈퍼팀을 이끌고있는지라 압도적 팀 파워로 정규시즌 우승팀마저 눌러버렸다.


이에 따라 자신감도 넘치고 있다. 정규시즌까지만해도 전감독은 주변의 슈퍼팀 평가를 부담스러워했다. 그런말이 나올때마다 손사레를 치며 아직 멀었다고 답했다. 특유의 조심스러운 성격상 전력과 성적이 비례하지못할 경우 쏟아질 비난을 의식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짓자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SK와의 6강전은 3대0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그다지 신경도 안썼다. DB전 또한 이런저런 분위기상 우리에게 흐름이 오고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등 평소의 그답지않게 자신감이 넘쳐흐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렇게 자신감이 있었으면 경기 전에 그런 발언을 했으면 더 멋졌을 것이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만큼 현재의 경기력에 만족하고있다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시즌전부터 예약된 우승후보로 꼽혔던 KCC가 계속해서 상승버튼을 누를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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