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립학교도 특수학급 '의무화' 추진…장애학생 교육 개선될까

배아정 기자 2024. 4. 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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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집 근처 학교에 특수학급이 없어 불편을 감수하고, 멀리까지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사립학교에도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배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른 아이들보다 이른 아침 시작되는 등굣길.


올해 중학생이 된 아들의 손을 엄마는 꼭 잡습니다.


배정된 학교는 걸어서 30분 거리입니다.


집 바로 옆에 사립중학교가 있지만, 특수학급이 없습니다.


인터뷰: 정예현 학부모 / 서울 금천구

"사립중학교가 있는데 특수학급이 없으니까 그냥 멀리 있는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공립학교로 등교를 할 수밖에 없고, 일단 피곤하죠. 등하교에 드는 에너지가 다른 친구들보다는 훨씬 많으니까…."


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기준 11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특수학급 설치는 더디기만 합니다. 


전국의 사립학교 특수학급 설치율은 4.5%로 국공립 59.1%에 비해 확연히 낮습니다.


서울은 격차가 더욱 벌어져 공립학교는 74.2%인데, 사립은 2.6%에 불과했습니다.


사립학교는 특수학급 설치를 하지 않아도 교육청이 따로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학생들이 초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교육을 이어가려면, 원거리 통학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형태에 상관없이, 수요자가 있는 모든 학교에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기존에는 초6과 중3에게만 진행하던 수요조사를 전체로 넓혀 장애학생의 희망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춰 특수학급의 신설과 증설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앞으로는 특수학급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학교를 진학 희망학교로 적을 수 있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사립학교에도 특수학급 설치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조례를 보완하거나, 설치하지 않는 학교에 보조금 등의 방식으로 벌칙을 주는 조항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르면 하반기 구체적인 계획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법을 통한 명시적 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기룡 교수 / 중부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특수교육법은 그야말로 국·공·사립 모든 학교의 어떤 의무만 부과한 것이지 (사립학교는) 어떤 절차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따른 이제 벌칙을 부과한다거나 책임을 부여한다거나 이제 이런 근거가 현재는 없거든요."


장애학생들의 정당한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특수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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