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생애설계] ‘생애설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나요?
조선업과 같은 산업을 수주산업이라고 한다. 전자제품처럼 물건을 만들어 놓고 영업이나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들고 납품하는 방식이다. 통상 선박은 계약 → 설계 → 건조 → 인도 → 목적수행 → 폐선의 순서로 일생을 보낸다, 이때 가장 중요한 단계가 설계다. 선박이 수주되면 수십, 수백 명의 설계전문가들이 최소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을 설계에 매달린다. 설계의 정확도 및 품질이 그 배의 일생과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일생도 언뜻 비슷하다.
탄생 → 설계 → 성장 → 사회진출 → 목적수행 → 죽음의 순서로 이어진다. 사람과 배의 일생은 서로 비슷하면서 다르다. 배는 설계가 먼저 이루어지고 그것을 기초로 만들어지지만 사람은 설계 없이 먼저 태어난다. 배의 설계는 전문가가 맡지만 사람의 설계는 꼭 그렇지 않다. 또 배의 설계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사람의 설계는 여러 번 반복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을 감안하여 사람의 생애설계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지 생각해 보자.
첫째, 생애설계는 1회성이 아니고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사람은 설계도 없이 태어났지만 타고난 특성이 있기 마련이다. 성격이나 흥미, 적성 등 부모의 유전자로부터 타고나는 특성이다. 그래서 청소년기에는 타고난 특성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기초로 진로를 선택하게 된다. 성격검사, 적성검사를 하고 문과, 이과를 나누고 과를 선택한다. 청소년기의 생애설계는 사실 진로설계에 국한된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를 거쳐 청년기에 이르면 직업을 선택하고 가정을 꾸리거나 독립을 하게 된다. 이때는 진로 외에 돈, 인간관계, 건강, 사회참여 등 다양한 장면으로의 확장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후반으로 넘어가는 50, 60대에는 자신의 삶의 목적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자아실현 등 또 다른 생애지향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생애설계란 특정 시점에 국한되거나 1회성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인생의 주기마다 또 인생의 전환점마다 생애설계는 일상화되어야 한다. 한 방에 끝낼 수는 없다. 긴 인생, 변화가 심한 세상 속에서 생애설계는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
둘째, 생애설계는 전문가에 맡기지 말고 내가 해야 한다.
다시 선박 설계를 예를 들면 조선소에는 전문 설계사가 즐비하다. 전문적인 영역이고 또 정말 중요한 일이다 보니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사람의 생애설계는 어떠한가? 마찬가지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일까? 생애설계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생애설계사, 생애설계상담사, 좀 더 확장하면 진로상담사, 재무설계사 등 다양하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선생님도 있고 주변 지인이나 멘토도 있다. 나의 생애설계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생애설계는 스스로의 책임 하에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세 번째, 생애설계는 쓰고 말하기가 시작이다.
요즘 젊은 세대 중에는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실천하는 친구들이 많다. 하고 싶은 것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당장 해치운다. 필자가 “버킷리스트 찾기”라는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이 있다. 버킷리스트를 글로 적고 그 내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떠벌리라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만 버킷리스트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보면 생애설계란 버킷리스트를 구조화하고 체계화하는 것이다. 자신의 설계한 인생을 머리 속에만 감추어 두지 말고 글로 적고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기를 바란다.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배의 설계도면과는 다르다,
그래야 내가 꿈꾸는 미래가 확실하게 내 것이 될 수 있다.
[윤형진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울산동구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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