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을 혼내?" 교사에 '민원·소송 20번'…교육감이 학부모 고발

류원혜 기자 2024. 4. 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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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방해한 초등학생 자녀를 훈육했다며 담임교사를 상대로 수십차례 민원과 진정,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지난 18일 무고, 상해,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학부모 A씨를 전주 덕진경찰서에 대리 고발했다.

2021년 4월 전북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생수 페트병을 가지고 놀다 소리를 내자 교사 B씨는 "수업을 방해했다"며 벌점의 일종인 '레드카드'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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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센터장 등 전북교육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학부모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사진=뉴스1(전북교육청 제공)

수업을 방해한 초등학생 자녀를 훈육했다며 담임교사를 상대로 수십차례 민원과 진정,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지난 18일 무고, 상해, 명예훼손,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학부모 A씨를 전주 덕진경찰서에 대리 고발했다. 교육감이 교권 침해 사안으로 학부모를 대리 고발한 사례는 전북에서 처음이다.

2021년 4월 전북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생수 페트병을 가지고 놀다 소리를 내자 교사 B씨는 "수업을 방해했다"며 벌점의 일종인 '레드카드'를 줬다. 방과 후에는 약 14분간 교실 바닥 청소를 시켰다.

이에 A씨는 학교를 찾아가 "정서적 학대"라며 항의하고, 사흘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서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학생인권심의위원회 등에 민원을 넣고, B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권고했지만, A씨는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결국 사안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은 "교사가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 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존중돼야 한다"며 A씨의 행위를 '교권 침해'라고 판결했다.

B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아동학대 혐의도 벗었다. 하지만 A씨의 고발과 민원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기억 상실 증세를 보이고, 우울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교육감의 대리 고발에 교육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북교총(회장 오준영)은 "악의적 교육 활동 침해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첫 대리 고발을 지지한다"며 "교육 활동 보호가 학교 교육력과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는 일인 만큼, 달라진 교권 보호 제도의 현장 안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지부장 송욱진)도 성명서를 내고 "교육감이 대리 고발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브리핑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B씨가 명예훼손 등 소송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다시 악성 민원이나 고발이 이뤄질 수 있으므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사노조(위워장 정재석)도 논평을 통해 "교육감이 학부모를 대리 고발하기는 힘들다"며 "그런데도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한 결정을 한 것은 교권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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