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투표함 만들고 바꿔치기...아파트 동대표 선거 조작한 관리사무소장 실형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동대표 재선거 과정에서 위조투표함을 제작해 실제 투표함과 바꿔치기하여 의도한 후보가 당선되도록 한 아파트관리사무장과 선거관리위원이 지난 18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송혜영 판사는 지난 18일 2022년에 치른 아파트 동대표 재선거 과정에서 투표 조작을 모의하고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거관리위원과 관리사무소장 두 사람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해 12월 동대표 재선거를 치르게 된 해당 아파트에서 재선거 선거관리위원 A씨와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B씨는 특정 후보가 당선 될 수 있도록 투표 조작을 모의했다. 선거 전날, B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새로운 투표함을 제작하고 투표용지 출력할 것을 지시한 뒤 위조투표함을 만든 다음 보관했다. 선거 당일인 다음날 오전 A씨는 모의한 대로 위조투표함을 꺼내 B씨에게 전달했고, 입주자대표회의실에 보관돼 있던 정상투표함을 입주자대표회의실 안쪽 의자 뒤로 숨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이후 B씨는 다른 선거관리위원인 C씨에게 위조투표함을 전달했고,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정상투표함과 투표 용지를 파쇄하도록 지시했다. 그후 위조투표함을 C씨와 함께 투표소로 옮겨 아파트 동대표 재선거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동대표 재선거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C씨에 대해서는 “투표 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재선거 선거관리위원과 관리사무소장으로 동대표 재선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사람을 아파트 동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투표함을 바꾸는 계획적이고 대범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위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 합의서 및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점, A씨의 벌금형 1회 처벌 외 둘다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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