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위 만든 선제골 주인공' 김주찬, "답? 없어요. 죽기 살기로 하는 거 말곤" [오!쎈 인터뷰]

정승우 2024. 4. 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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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OSEN=안양, 정승우 기자] "더 멀리 도망가겠습니다."

리그 선두에 오른 뒤 김주찬(20, 수원삼성)이 전한 말이다.

수원삼성은 21일 오후 2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2 8라운드에서 FC안양을 3-1로 꺾었다.

경기 전까지 승점 1점 차로 2위에 자리했던 수원삼성은 승점 18점(6승 2패)으로 리그 선두에 올랐다. 안양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2위(16점)로 미끄러졌다.

이날도 수원의 '승리 공식'이 통했다.

안양과 맞대결은 큰 관심을 모았다. 오랜만에 열린 '지지대 더비' 라이벌 매치였기 때문이다. 경기 전 만난 염기훈 수원 감독은 "우리가 여기에 오기도 전부터 있었던 라이벌 매치다. 팬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는 걸 저희도 알고 있다. 어떻게든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한 번 더 인식시켜줘야 한다"라며 경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라이벌 매치의 중요성은 안양 유병훈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지대 더비라는 것을 선수들은 잘 파악하고 있다. 정신력과 투쟁심은 분명히 준비 됐다. 집중력을 강조했다. 우린 수원에 1무 3패다. 한 번도 못이겼다. 이번엔 이기자는걸 강조했다. 재작년 많은 팬분들이 눈물을 흘리셨는데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경기 초반은 안양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4분과 16분 이창용, 마테우스가 차례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선제골은 오히려 수원이 터뜨렸다. 전반 19분 김현이 밀어준 패스를 받은 김주찬이 슈팅을 시도, 실수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이 필요해진 안양은 더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추가 골도 수원 몫이었다. 이번엔 김현이 크로스를 받아 득점했다.

후반 막판엔 교체로 투입된 뮬리치까지 골을 기록하며 3-0 스코어를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김운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역전은 허용치 않았다.

수원의 이번 시즌 승리 공식은 '선제골'이다. 지난 3월 3일 열린 1라운드 충남아산과 경기에서도 선제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고 17일 안산전 역시 한호강의 선제골이 결승골로 이어졌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월 7일 충북 청주와 경기에서도 그랬고 전남, 김포를 차례로 5-1, 2-1로 꺾을 때 선제골을 맛봤다. 제아무리 '지지대 더비'라고 할지라도 예외는 없었다. 선제골을 맛본 수원은 찾아온 승점 사냥의 기회를 낭비하지 않았다.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번 경기 수원은 김주찬의 '선제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2018시즌(K리그1 6~9R) 이후 약 6년 만에 리그 4연승에 성공했다.

'라이벌' 안양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수원삼성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주차는 이를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먼저 만난 염기훈 수원 감독은 "김주찬의 선제골 덕분에 넘겨줄 뻔했던 흐름을 다잡을 수 있었다"라며 김주찬의 선제골이 경기 전체적인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주찬은 "저는 골 욕심이 굉장히 강하다. 그러다보니 볼을 소유했을 때 무조건 문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한다. (김)현이 형의 패스가 좋아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주찬은 이 경기 전반에는 오른쪽, 후반전엔 왼쪽에서 뛰었다. 염기훈 감독은 이를 "반쪽짜리 선수로 만들 수 없어서"라고 설명했다. 김주찬은 "저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좀 나왔다. 그래서 왼쪽이 조금 더 편하긴 하다. 그런데 오른쪽도 많이 올라가는 위치라 오른쪽도 편하다"라며 양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라이벌 팀 홈구장에서 세리머니 하는 기분은 어떨까. 그는 "그래도 빅버드가 더 좋다. 팬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치의 고민 없이 답했다.

K리그2로 강등된 뒤 8경기를 치른 수원이다. 김주찬은 "답은 없다. 경기장 안에서 죽기 살기로 뛰는 것 밖에 없다. 경기장 안에 있는 선수들, 밖에 있는 선수들이 믿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라며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일단 저희가 죽어야 한다. 저희가 죽어야 상대도 죽든 말든 한다. 저희가 죽기 살기로 뛰면 생대도 죽기 살기로 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먼저 죽이면 된다"라며 웃었다.

앞서 만난 김현은 공격진 선수들간의 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김주찬은 "'공을 가졌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 게 좋다', '내가 볼을 가졌을 땐 나한테 접근하지 말고 공간을 만들어달라' 등 움직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경기 종료 후 수원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날아온 '그 과자(치x스)'를 받아들었다. 일부 선수는 맛있게 먹기도 했다. 김주찬은 그 의미를 알고 있을까. 

[사진] 과자를 먹은 김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주찬은 "몰랐다. 받고나서 알았다. 주변에서 설명해주셔서 그때 알았다. 아직 안 먹었다. 하이라이트 보면서 선수들과 같이 먹을 예정"이라며 웃었다.

수원은 리그 4연승, 공식전 5연승에 성공했다. 김주찬은 "골도 많이 들어가고 공격진이 만들어가는 과정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다"라고 밝혔다.

1위에 오른 수원, 이제 쫓기는 입장이 됐다. 부담은 없을까. 김주찬은 "부담감 없다. 매 경기 이긴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저희가 이긴다. 더 멀리 도망가겠다"라며 2위 안양과 격차를 벌리겠다고 이야기했다.

[OSEN=안양, 정승우 기자]


한편 김주찬은 인터뷰를 마친 뒤 조카로 추정되는 어린 팬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눴다. "골 넣은거 봤어?"라고 웃으며 묻는 소리도 들려왔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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