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여전'… 권역센터 찾은 환자 10명 중 3명 다른 병원으로 '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급성 심근경색은 2시간,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4.5시간 이내 치료받으면 좋은 예후(치료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대현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권역센터 설립으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 관상동맥중재술까지 걸리는 시간이 185분에서 56분으로 3분의 1가량으로 줄었고, 뇌졸중 환자가 병원 도착 후 60분 이내 혈전제거술을 받는 비율도 60.3%에서 94%로 껑충 뛰었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급성 심근경색은 2시간, 뇌졸중의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4.5시간 이내 치료받으면 좋은 예후(치료 경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심근경색·뇌졸중을 전국 어디서나 적정 시간 내 전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8년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이하 권역센터)’가 설립됐다. 당시만 해도 뇌졸중 환자의 2%만 ‘정맥 투여 혈전 용해제(tPA·액티라제)’을 놓을 정도로 치료가 늦었기 때문이다.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4 대한뇌졸중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심뇌혈관 질환에서 환자 분류와 신속한 이송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대현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권역센터 설립으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한 후 관상동맥중재술까지 걸리는 시간이 185분에서 56분으로 3분의 1가량으로 줄었고, 뇌졸중 환자가 병원 도착 후 60분 이내 혈전제거술을 받는 비율도 60.3%에서 94%로 껑충 뛰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권역센터 소재 지역에서 뇌졸중의 완전한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이 50%에서 86%로 높아지면서 사망률도 16%에서 14%로 줄었고, 또 권역센터 소재 지역 뇌졸중의 1년 및 3년 사망률이 각각 12%, 1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권역센터를 찾은 환자 10명 중 3명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轉院)’된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내 치료 과정도 크게 단축됐고 이송 속도도 평균 26분으로 ‘배달의 민족 답다’고 할 만큼 속도가 빠르지만 병상 부족이나 의료진 부재 등 첫 이송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병원으로 가는 사례가 여전히 많아 전원 사례가 많은 것이다. 이렇게 전원이 반복되는 일명 ‘뺑뺑이’도 발생한다.
일단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최소한 2시간씩 늦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의 평균 20% 이상이 전원된다. 특히 지방이 심각해 전남 44.6%, 광주 34.5%, 충남 30.4%, 경남 29.5%가 전원됐다.
이경복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 심뇌혈관 질환자는 응급실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한다”며 “권역센터는 야간, 난도 높은 시술, 의료진이 부재한 지방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병원인 만큼 병원 전 단계부터 이런 이송이 유기적으로 처리돼야 첫 방문한 병원에서 곧바로 치료가 이뤄지며 환자 예후 향상과 사회적 부담 경감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정부는 올해부터 권역센터의 ‘병원 전 단계’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10개 권역센터와 55개 협력 병원이 참여, 구급대와 ‘핫라인 구축’ 및 이송 병원 지정 등을 빠르게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인력이다. 김대현 교수는 “핫라인 시스템하에서는 구급대가 전화를 했을 때 당직 의사와 통화가 연결되지 않으면 10초 후에 바로 다음 순서 의사에게 전화가 연결된다. 하루 24시간, 365일간 이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했다.
정근화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경색은 첫 병원 선택이 중요하고 뇌출혈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 이송이 중요한 만큼 지역·질환 별로 맞춤형 이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심뇌혈관 네트워크가 잘 뿌리내려 지역 권역센터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백일섭 "전 아내 생각할 이유 없어…안 보고 싶다" ('아빠하고') | 한국일보
- 이제 빚 다 갚았는데...이상민, '경도 인지장애' 진단에 충격 | 한국일보
- '정글' 김병만 홀대 논란, 무엇이 문제였을까 | 한국일보
- "당신 집도 가압류될 수 있다"... 정문에 철조망 친 대구 아파트 | 한국일보
- "'수사반장' TV에 자막이 왜 나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전화한 사연 | 한국일보
- "억대 연봉 의사보다 행복해요"... '일당 15만 원' 서울대 출신 목수 | 한국일보
- 한동훈, 尹 초청 건강상 이유로 사양..."총선 책임론 갈등" 시각도 | 한국일보
- '눈물의 여왕' 김수현 살인 혐의로 체포…시청률 또 상승 | 한국일보
- 배우 전혜진, 피투성이 사진으로 전한 근황 "급히 병원으로 이동" | 한국일보
- 다 키워 놨더니 엄마 무시하는 자식들… 외롭고 쓸쓸해요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