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민주화운동, 세계에 알렸다…테리 앤더슨 前 AP 기자 별세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4. 4. 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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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이 향년 76세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1980년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국으로 건너와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취재해 그 실상을 전세계에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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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기자가 1991년 12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납치됐다가 7년 만에 석방된 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환호하는 모습. [사진출처=AP연합뉴스]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전세계에 알린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이 향년 76세 나이로 별세했다.

AP통신은 21일(현지 시간) 심장 수술로 합병증을 앓던 앤더슨 전 특파원이 이날 뉴욕주 그린우드 레이크에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1947년생인 고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귀국 후 대학에서 저널리즘과 정치과학을 공부한 뒤 AP통신에 입사했다.

그는 1980년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한국으로 건너와 광주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취재해 그 실상을 전세계에 보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앤더슨이 1980년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광주를 취재해 작성한 기사 원고를 지난 2020년 일반에 공개했는데 그 기사를 보면 ‘광주 폭동’이라는 당시 정부 발표와 정반대의 사실이 기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테리 앤더슨은 1980년 5월23일 오후 3시43분(미국시각) 송고한 기사에서 “광주시민들 시위는 처음에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공수부대들이 일요일과 월요일 오전 시위자들을 무자비하게 소총과 총검으로 진압하면서 격렬한 저항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기사에는 계엄군이 외곽으로 물러나 있던 5월 23일 시민들이 거리를 청소하고 곳곳에 있는 잔해와 불탄 차들을 치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계엄군의 최후 진압 전날인 5월 26일 광주에서 몇몇 가게들은 정상 운영을 하고 채소 장수들도 큰 문제 없이 군 검문소와 학생들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지나 도시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고인은 2020년 발간된 ‘AP, 역사의 목격자들’에서 계엄군이 폭도 3명이 죽었다고 말했지만,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 광주 시내를 헤집고 다니며 눈에 띄는 시체는 모조리 셌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 들어간 첫날 한 장소에서만 179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테리 앤더슨 전 AP통신 특파원이 1991년12월 레바논에서 풀려난 뒤 미국 델라 국제 공항에 도착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고인은 미국에서는 레바논에서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취재하다가 1985년 무슬림 시아파 단체에 납치돼 7년 가까이 구금됐다 풀려난 것으로 유명하다.

앤더슨은 1985년 3월 16일 함께 테니스를 친 AP 사진기자를 차로 집에 데려다준 뒤 총으로 무장한 납치범들에게 끌려갔다. 당시 그는 결혼을 앞둔 상태로 그의 약혼녀는 임신 6개월이었다.

앤더슨은 구금 기간 벽에 사슬로 묶인 채 구타당했고, 살해 위협을 받았으며 오랜 기간 독방에서 지내야 했다.

1991년 12월 석방된 그는 7년만에 미국에 돌아왔으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았다.

고인은 법원이 이란 정부가 그의 납치에 역할을 했다고 판결해 이란 동결 자금 수백만달러를 보상으로 받았지만, 보상금 대부분을 투자로 잃고 2009년엔 파산 신청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플로리다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다 2015년 은퇴한 뒤 버지니아주 북부에 있는 작은 말 농장에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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