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다 저렇지"…그들이 받고 있는 커다란 오해 3가지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4. 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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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칼럼] 슬기로운 조직 생활을 위해 넘어야 할 Z세대에 대한 우리들의 선입견 (글 :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대체 쟤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필자는 산업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 이상의 사람들을 만날 때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이는 확실히 특정 산업, 일부 기업의 관리자가 제기하는 지엽적인 문제는 아님은 분명하다. 청년들의 업무 행태를 풍자하는 'MZ 담론'을 표현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는 그 사실로서, 조직 내 세대 갈등이 만연함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M, 즉 밀레니얼 세대는 Y세대의 별칭으로 1980~1994년생을, Z세대는 1995~2009년생을 지칭한다. 기성세대와 구분해 젊은 층을 아우를 때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이미 M세대는 기성세대로 접어들고 있다. 타임지에 따르면, 47%의 M세대는 이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고, 그들은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커리어 개발을 상당히 이뤄냈다. 즉, 구직 현장에서 구직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M세대와는 다른 Z세대만의 성향을 적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필자는 경험적으로 Z세대를 향한 기성세대의 선입견과 편견을 느낀다. 산업 현장과 구직자들의 요구 사항 간의 괴리가 눈에 띈다. 가령 기성세대들은 Z세대들이 구직에 있어 '연봉'과 '워라밸'을 최우선적 요소로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잡코리아가 2022년 공개한 '직장인 퇴사 이유'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직장인들이 퇴사하는 가장 많은 이유는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44%)였다. 뒤이어 '조직문화가 맞지 않아'(32%)와 '연봉에 만족하지 못해'(30%)라는 답변이 나왔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Z세대의 업무적 니즈를 충족하지 못하는 산업 현장의 문화 탓이 크다.

Z세대가 사회에서 활동하는 시기가 본격화되었다. 이 시점에 우리는 이들의 업무적 요구에 대한 파악이 된 상태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MZ 담론에 매몰되어 새로운 세대를 재단하고 있지는 않는지 분별해야 한다. 분명 M세대와 이후의 세대는 상당히 다른 성향을 지녔다. 산업 현장에서 이탈하는 청년들을 다독이고, 함께 조직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가 지닌 이들을 향한 3가지 업무적 성향의 오해를 풀어내기 위해 본 기고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해 1: "그들은 디지털 세대, 전면 재택근무를 제일 선호한다"

Z세대는 24시간 연결되어 있는 것에 친숙하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화된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러나 이 말이 곧 '이들은 로블룩스 같은 가상공간에 산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세상은 '피지털(physital)' 공간에 가깝다. Z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성세대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구분하여 인식했다면, 이들은 물리적 세상과 디지털에서의 경험을 차별 없이 영위하는 세대다.
*피지털은 물리적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확대하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어다.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세상을 인식하는 성향은 근무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이들은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AI 매칭 채용 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Z세대 취준생 1,076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도입과 연봉 삭감'에 관해 조사한 결과, '연봉 삭감해도 괜찮다'고 답한 경우가 53%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만 '전면' 재택근무를 전 연령대의 직원들이 더욱 희망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전면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진다. 니컬러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2023년에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전면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은 50~64세(41%)에서 가장 높았다. 40대(33%)와 30대(29%)가 뒤를 이었고, 오히려 20대(24%)에서 전면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비율이 가장 낮았다. 기성세대는 통근의 경제적∙체력적∙시간적 비용 축소 및 자녀 교육에 필요한 시간 확보 측면에서 선호한다.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전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비중이 낮다. 재택근무가 그들에게는 워라밸이나 복지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 환경에 대한 인식이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을 뿐이다. 오피스에서든 Skype, Slack 등 업무툴(tool)이든 그 어디에서 일을 하든지 간에, 업무 완수에 대한 인식을 가장 개방적으로 지니고 있다. 온라인에서 '항상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이들은 '물리적으로 등장하는 것' 이상으로 온라인에서도 스스로를 업무 환경에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성세대들은 재택근무자들을 '업무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식하지만, Z세대는 그렇게 인식하는 정도가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오해 2: "그들은 워라밸을 최우선으로 따진다."


물론 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워라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것은 그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현실적이고, 실리주의적이라는 사실이다. 즉,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그때는 워라밸보다 적절한 급여를 받는 것이 더 중요 사안이 된다. 저성장, 고물가 상황에서 재정적 '생존'은 이들의 목표이자 삶의 목적 그 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M세대와 Z세대를 가르는 큰 특징 중 하나다. Z세대는 M세대와 달리 한 번도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지 못했다. 사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기저효과로 인한 2010년 6.5% 성장 외에 연 4% 이상의 경제 성장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M세대보다 Z세대는 훨씬 더 강력한 경제성장, 실업 등 재정적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생활비 걱정, 해고에 대한 우려, 그리고 불리한 취업 시장 등은 이들 청년기의 팍팍한 현실을 대변한다. M세대과 비교했을 때, Z세대의 청년들은 미래에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 비율도 적다. 심지어 Twnege (2017)는 세계적 경제 호황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M세대가 자기 확신이 강한 이상주의자에 가깝다면, 불황기만을 경험한 Z세대는 보다 실용적이고 때로는 우울하기까지 한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한 바 있다.

Z세대는 현실적 '어른 아이'로 성장했다. The Center for Generational Kinetics (2016)에 따르면, 이들은(해당 보고서에서는 이들을 iGen로 지칭함) 공유 자동차 서비스를 이용할 때, 다른 모든 세대들보다 운전자의 보험 가입 여부에 신경을 쓴다고 보고했다. 심지어 부모인 X세대의 거의 두 배나 되는 11%의 Z세대는 사용자를 위해 보험을 제공하는지 확인한다. 이들의 실리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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