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은 왜 테슬라를 넘어선 BYD 주식을 팔았을까?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4. 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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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⑥]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미국보다 7.4배나 큰 중국 전기차 시장

자동차의 원조 할매집이자 자동차 왕국 미국이 스타일을 구겼다. 2023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8,901만 대 중 미국은 1,613만 대의 자동차를 구매해 1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은 3,005만 대를 구매해 34%의 점유율로 미국의 1.9배에 달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이 파죽지세다. 중국은 2023년에 887만 대의 전기차를 구매해 세계 시장의 46%를 차지했다. 미국은 120만 대로 6%에 그쳤다. 지금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미국의 7.4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금 중국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백화점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전기차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독주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하다 보니 미국 1위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미국 정부의 첨단 기술과 공장을 중국에서 빼라는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100만 대 규모의 전기자동차 공장을 상하이에서 가동하고 있다. 테슬라를 보면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

샤오미, 전기차 출시 하루 만에 '연간 생산량' 완판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중국 2위의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가 또 대형 사고를 쳤다. 애플이 수년간 공을 들였지만 포기한 전기차 사업을 샤오미는 단 3년 만에 만들어 냈다. 스마트폰 사업의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이 2021년 1월부터 야심 차게 준비한 전기차가 3년 만인 2024년 3월 28일에 첫 출시를 했는데 출시 27분 만에 5만 대의 주문을 받았고 단 하루 만에 연간 생산 물량인 8만 8,898대를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샤오미는 2,000위안짜리 저가폰 출시로 중국에서 삼성을 뒤통수친 회사이고 애플을 베낀 짝퉁이라고 폄하하지만 꿩 잡는 게 매다. 승부는 결과로 말한다. 중국은 2023년 기준 10억 9,200만 명의 인터넷 가입자와 17억 8,000만 명의 모바일 가입자를 가진 관시, 네트워크의 나라다.

후발 스마트폰 회사인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베낀 것도 모자라 레이쥔 회장이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신제품 발표회 복장까지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흉내를 내는 재미난 회사다. 중국은 전 세계 모든 제품의 OEM을 할 수 있는 하청 시스템이 갖추어진 나라다. 애플이 단 한 대의 핸드폰도 만들지 않고 돈을 버는 모델은 중국의 70만 명이 일하는 팍스콘 OEM 공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샤오미의 레이쥔은 잡스의 청바지와 운동화만 벤치마크한 게 아니라 이 애플 스마트폰의 생산 방식, 마케팅 방식을 고대로 베껴 대박을 냈다. 이번 전기차에서는 디자인은 포르쉐 타이칸, 성능과 기능은 테슬라의 모델Y를 베낀 "SU(Super Ultr) 7"을 개발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SU7은 표준과 Pro, Max 세 가지 모델인데 표준 기종은 1회 완충으로 최대 700km를 주행할 수 있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를 5.28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10km다. 표준 기종 가격은 21만 5,900위안(4,000만 원대)으로 동급인 테슬라 모델3(24만 5,900위안)보다 3만 위안 싸다. Pro 기종은 주행 거리 830km, 가격은 24만 5,900위안이고, 포르쉐 타이칸 터보(151만 5,000위안)를 대항마로 삼은 Max 기종은 29만 9,000위안으로 책정되어 있다.

샤오미는 편의 사양으로 4.6ℓ짜리 차량용 냉장고를 제공하고,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인 '샤오미 파일럿 프로'를 제공한다. 특히 자율주행을 위해 Max 기종에는 전후방 카메라가 11대, 초음파레이더 12개, 전후방 밀리미터파레이더가 3개, 라이더가 1개 장착되어 있다.

자율주행 테스트에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직접 북경에서 상해까지 1,276km 거리를 탑승해 15시간 동안 자율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는 등 3,000km 이상을 레이쥔이 직접 운전하고 이를 생중계하기까지 했다.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은 북경의 이좡에 소재하고 있는데 연면적은 자금성과 맞먹는 71만 8,000㎡, 건축 면적은 39만 6,000㎡이다. 이 공장은 다이캐스팅, 스탬핑, 차체, 도장, 최종 조립 및 배터리를 포함한 6개 주요 작업장이 포함되어 있으며 생산 능력은 연산 15만 대이다.

차체 공장에는 700대 이상의 로봇이 도입되었으며 차체 공장의 주요 프로세스는 100% 자동화되어 있으며 자동화율은 91%라고 한다. 자재를 운반하는 AMR 트롤리는 이곳에서 가장 일반적인 "운송 수단"이고 기존 물류 AGV와 달리 전자기 유도선이 필요하지 않고 대신 작업장에서 '무인 운전'에 해당하는 LiDAR 센싱 솔루션을 사용하며, 각 작업장의 생산 조건에 따라 경로를 자유롭게 조정하고 보행자를 피할 수 있다.

레이쥔 회장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술은 자체 개발 5대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다이캐스팅이다. 대형 다이캐스팅 기계 한 대의 형체력이 9,100톤에 달하고 농구장 2개 크기의 면적을 차지한다. 원래 72개의 부품을 스탬핑하고 용접해야 했던 자동차 후면 패널을 한 번에 다이캐스팅할 수 있으며 전체 공정은 약 10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테슬라가 채택한 방식이다.


샤오미 이좡 자동차 공장은 전체 생산 능력이 정상 가동하면 시간당 40대의 샤오미 SU7을 생산할 수 있고, 새 자동차는 76초마다 조립 라인에서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글 불륜 스캔들'의 최대 수혜자 샤오미, "자체OS" 기반으로 전기차까지

SU7은 20만 위안대의 '갓성비' 가격도 가격이지만 차 안에서 샤오미 IO와 연결된 집과 사무실의 모든 기기를 통제하고 사용할 수 있는 파워풀한 IOT 기능이(人-车-家-生态) 소비자를 열광시키고 있다. 이는 강력한 OS 없이는 불가능하고 이 정도는 구글이나 중국이라면 화웨이 정도의 실력이어야 가능한 일인데 샤오미는 어떻게 이것을 구현했을까? 비밀은 바로 "구글 불륜 스캔들"이다.

샤오미의 레이쥔은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담당했던 휴고 바라(Hugo Barra) 구글 부사장을 영입해 자체적으로 만든 운영체제(OS)로 다른 스마트폰 업체와 차별화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성공했다. 안드로이드 공개 OS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조한 '샤오미표' OS, "MIUI"를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휴고 바라를 영입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게 되면서 유럽과 개도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바라 부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샤오미를 애플의 카피캣이라고 부르는 것에 아주 넌더리가 나고 지겹다"라며 '짝퉁'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왜 잘나가던 구글의 부사장이 중국의 손바닥만한 핸드폰 회사로 이직해 IR 담당자까지 자처하고 나섰을까?

샤오미로 이직한 휴고 바라(Hugo Barra). 출처 : 게티이미지


구글의 불륜 스캔들 때문이다. 2013년 40세인 구글 공동 창업주가 26세의 회사 직원과 바람이 났다. 창업주의 부인은 남편과 별거에 들어갔고, 결국 이혼했다. 그런데 구글의 부사장 한 명이 이 사건 때문에 회사를 떠났다. 그는 직원의 전 남자친구였다. 창업주와 자신의 애인 간 사랑이 본격화되자 사표를 쓰고, 아예 미국을 떠나버렸다.

불륜 당사자는 바로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고 26세의 직원은 구글 글라스 마케팅 담당인 어맨다 로젠버그(Amanda Rosenberg)다. 구글의 창업자 브린은 2007년 동갑내기인 앤 보이치키(Anne Wojcicki)와 결혼해 두 아이를 둔 아버지이다. 보이치키의 언니는 브린과 페이지가 구글을 창업할 당시 자신의 차고를 개조해 사무실로 빌려준 사람이다. 브린은 이런 고마운 조강지처와 처형을 버리고 2015년 이혼했다. 부린은 2018년 요가 수련원에서 만난 니콜 섀너헌과 재혼했지만 2023년에 또 이혼을 했다.

실연의 아픔과 창업자에 대한 배신에 회사를 때려치운 구글 안드로이드 담당 부사장인 휴고 바라(Hugo Barra)가 홧김에 옮긴 회사가 바로 구글의 경쟁 업체 중 하나인, 중국과 전 세계 핸드폰 업체에 돌풍을 몰고 온 중국의 샤오미다. 실연의 아픔을 이 악물고 삭히면서 악심 먹고 "안드로이드 파괴", "구글 자빠뜨리기"에 올인했던 것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한여름에도 서리가 내린다지만 남자가 한을 품으면 회사를 말아먹는다. 사고는 브린이 치고 대박은 중국 샤오미의 레이쥔이 쳤다. 미국 구글의 불륜 게임에 중국의 샤오미가 어부지리한 것이다.

하여간 결론은 OS다. 창업주에게 연인 뺏기를 당한 구글의 부사장이 악심 먹고 구글을 넘어서는 새로운 OS를 만들어 지적재산권 보호가 안 되는 중국에서 자유롭게 신제품을 만든 것이다. 샤오미는 적어도 1주일에 한 번 스마트폰에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한다. 샤오미만의 차별화한 앱과 콘텐츠도 제공한다.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의 핵심 경쟁력은 저가 전략이 아니다. 저가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한 OS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에서 전기차에까지 구동되는 파워풀한 OS를 만들어 차에서 V2X를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전기차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한 OS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를 이긴 BYD를 워런버핏은 왜 팔았을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역전이 일어났다. 세계의 짝퉁, 산자이의 대명사 중국의 BYD가 세계 최고의 EV(Electronic Vehicle) 브랜드이자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테슬라를 제치고 2023년 4분기에 세계 1위를 했다. "샤오미"에 이은 대륙의 실수(?)가 낳은 이변이다.

​중국은 세계 내연기관 자동차(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시장의 봉(鳳)이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전시장이었지만 지금 중국은 전기차에서는 자동차의 원조 할매집 미국을 넘어선 지는 한참 되었다. 전기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EV만 치면 2023년 4분기에 BYD가 테슬라 판매량을 넘어섰지만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Plug-in Hybrid Electronic Vehicle)를 포함하면 이미 BYD는 2022년 2분기에 테슬라 판매량를 추월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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