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21년 만의 ‘지지대 더비’서 웃었다

박효재 기자 2024. 4. 22. 06: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원 삼성과 FC안양 선수들이 2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지지대더비’를 앞두고 입장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주찬·김현·뮬리치 연속골
원정서 FC안양 3-1 완파
‘4월 4경기 4승’ 선두 올라


이번 시즌 K리그2로 강등된 수원 삼성이 21년 만의 ‘지지대 더비’에서 승리해 리그 선두로 올라서며 체면을 세웠다. 몸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는 투지와 높은 골 결정력으로 승격에 대한 희망도 더욱 키웠다.

수원은 21일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2024시즌 8라운드 FC안양과의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직전 경기까지 승점 15점으로 안양에 1점 차 뒤진 2위였던 수원은 이날 승리로 안양을 한 계단 끌어내리며 선두에 올랐다. 수원은 지난 7일 충북청주전 1-0 승리를 시작으로 4월 들어 4경기를 모두 이기며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두 팀의 대결은 2부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지지대 더비로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수원과 안양은 과거 한국 프로축구의 응원 문화를 주도했던 도시다. LG 치타스(현 FC서울)의 연고가 안양이던 시절 안양과 수원은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팬들은 안양과 수원 사이의 고개 지지대의 이름을 따 ‘지지대 더비’라고 불렀다.

연고 이전으로 FC서울이 생기면서 지지대 더비가 사라지는가 했지만, 안양이 시민구단 FC안양으로 부활하고 수원이 2부로 내려오면서 리그에서도 21년 만에 다시 맞대결이 성사됐다. 앞선 시즌까지는 수원이 K리그1, 안양은 K리그2에만 서면서 지지대 더비는 코리아컵,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에서만 볼 수 있었다.

두 팀은 이번 시즌 지지대 더비 외에도 수비수 백동규로 얽힌 사이가 됐다. 안양의 핵심 수비수였던 백동규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원으로 이적했다. 수원 염기훈 감독은 백동규의 정신 자세가 훌륭하다고 칭찬하면서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로 내세워 친정팀을 상대하게 했다.

경기 초반에는 안양이 유효슈팅만 3개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전반 18분 수원 김주찬의 골로 흐름이 바뀌었다. 안양은 수원 스트라이커 김현을 향한 롱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이를 낚아챈 김현이 문전으로 내어준 패스를 김주찬이 반 박자 빠르게 발끝으로 톡 차 넣어 선제골을 넣었다. 김주찬은 이번 시즌 첫 골을 기록한 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원 삼성 김현이 안양FC와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추가 골은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는 김현의 몫이었다. 윙어 손석용이 측면에서 안양 선수와 몸싸움 끝에 지켜내 올린 낮은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던 김현이 그대로 밀어 넣었다. 김현은 수원이 연승한 최근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3골 1도움을 작성했다. 이날 골로 4골을 기록하며 강민규(충남아산), 마테우스(안양) 등과 함께 득점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전반 슈팅은 안양이 10개로 수원(6개)보다 많았다. 점유율도 수원보다 높았지만 주도하던 상황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에게 골을 내주면서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수원은 후반전 중반 손석용 대신 미드필더 유제호를 투입하며 중원을 두껍게 했다. 김현이 쥐가 나 들 것에 실려 나가면서 뮬리치가 투입됐는데 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후반 44분 이상민이 내준 패스를 오른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며 3-0을 만들어 승부의 균형추를 완전히 기울였다.

안양은 후반 추가 시간 만회 골을 넣으며 체면을 세웠다. 마테우스의 프리킥을 양형모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김운이 그대로 밀어 넣으며 3-1을 만들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