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없는 마늘통닭 나올 판”···김장철 아닌데 양념 수입가 폭등

박시진 기자 2024. 4. 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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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무료로 제공하던 마늘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국산 마늘을 사용하다 고물가에 비용 부담이 늘자 최근 수입산 마늘로 대체했지만, 이마저도 원가를 맞출 수 없어 아예 빼버린 것이다.

최근 들어 수입산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철도 아닌데 국산도 아닌 수입 고춧가루와 마늘이 이렇게 비싼 건 난생 처음"이라며 "고춧가루, 마늘을 뺀 레시피를 개발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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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53%·고춧가루도 51% 상승
이상 기후에 주요 산지 작황 부진
인건비·물류비 상승도 인상 부추겨
소매가 인상에 자영업자들 곡소리
[서울경제]

서울 강남구에서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무료로 제공하던 마늘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A씨가 운영하는 점포는 고객이 셀프바를 통해 즉석 떡볶이를 취향 별로 만들어 먹는 형태다. 그는 국산 마늘을 사용하다 고물가에 비용 부담이 늘자 최근 수입산 마늘로 대체했지만, 이마저도 원가를 맞출 수 없어 아예 빼버린 것이다.

최근 들어 수입산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산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은 김장 시즌에 수요가 늘며 가격이 비싸진 뒤 가격이 떨어진다. 하지만 김장철을 훌쩍 지난 최근까지도 가격이 떨어질 기미가 자영업자들은 메뉴를 빼거나 대체제를 고민하고 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냉동 마늘 수입 가격은 1㎏에 2231원으로 전년 동기 동기(1458원) 대비 53%가 올랐다. 같은 기간 고춧가루는역시 1만8150원으로 50.9%가 비싸졌고, 생강은 3906원에서 5046원으로 29.2%가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고춧가루와 마늘 등 수입 가격은 본격적인 김장 시즌을 앞둔 가을부터 가격이 뛰기 시작한다. 수입 고춧가루와 마늘은 국산 대비 3분의 1정도 되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식당이나 급식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철도 아닌데 국산도 아닌 수입 고춧가루와 마늘이 이렇게 비싼 건 난생 처음”이라며 “고춧가루, 마늘을 뺀 레시피를 개발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장철이 아님에도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고춧가루, 마늘 수입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중국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국내에 수입되는 마늘은 100% 중국산이고, 고춧가루는 3분의 1이 수준이 중국산이다.

중국산 마늘과 고춧가루는 산둥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그러나 이 지역의 농작물들이 이상 기후로 작황이 나빠지며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마늘의 경우 중국 현지 작황이 부진한 데다 인건비가 오르며 저장업체들이 출하를 꺼리고 있는 탓에 수입 가격이 인상됐다. 수요가 공급을 뛰어 넘으며 점차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저장업체들이 출하를 미루고 있는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또 고춧가루는 중국 물류비, 인건비 상승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렇자 수입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마늘은 지난 달 1043톤이 수입돼 전년 동월 대비 59.5%가 줄었다. 고춧가루는 95톤으로 52.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관측센터는 “당분간 마늘은 중국 마늘 재고량 감소에 산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록마을에서 판매 중인 국내산 김치. /사진제공=초록마을

e커머스 등을 통해 유통되는 수입산 중국산 마늘, 고춧가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쿠팡에서 들어온 중국산 냉동 마늘은 1㎏ 당 29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중국산 고춧가루는 1㎏ 당 2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 당 1만 원대였다. 김치 수입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김치는 1㎏ 당 910원으로 전년 대비 7.1%가 올랐다.

업계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산 식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식당 업주들은 밑반찬으로 제공되하던 김치를 빼거나 가격이 저렴한 베트남 고춧가루 등 대체제를 찾아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양념 재료 가격이 오르며 다른 수입 재료들을 찾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정부가 마늘 관세를 줄여줬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우리나라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 5.32%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통계가 집계된 35개 회원국 중에서는 튀르키예 71.12%, 아이슬란드 7.52%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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