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곡우(穀雨)에 하는 물 걱정

관리자 2024. 4.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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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엽채류와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충북 청주시 미호강 주변 시설하우스 농가들이 지하수 고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하늘과 동업하는 농가의 입장에서 더이상 서리 염려 없는 기온과 파종과 못자리 설치에 필요한 적절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반가운 곡우 절기에 이래저래 물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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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엽채류와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충북 청주시 미호강 주변 시설하우스 농가들이 지하수 고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반면 전남 함평지역 중만생종 논 양파재배농민들은 잦은 비에 이상고온까지 겹치면서 습해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다. 땅덩어리라고 해봤자 1000만㏊ 남짓한 나라에서 한쪽은 부족해서, 다른 쪽은 넘쳐서 곤란에 빠진 농가들을 보면서 물과 농업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해마다 양력 4월20일 전후인 곡우(穀雨)는 여름에 접어드는 봄의 마지막 절기(節氣)로 이때가 한해 풍년 농사를 결정한다고 해서 ‘하늘에서 곡식비가 내린다’는 의미의 이름을 달았다. 그래서 ‘곡우에 비가 오면 달포 동안 땅이 마르지 않는다’ ‘곡우에 곡식은 비를 얻어 자란다’ 등 비와 연결된 농사 속담이 유난히 많다. 하늘과 동업하는 농가의 입장에서 더이상 서리 염려 없는 기온과 파종과 못자리 설치에 필요한 적절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반가운 곡우 절기에 이래저래 물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할 만하다.

3월은 유난히 비가 많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3월 하순 전국 평균 강수량은 56.5㎜로 역대 2번째 기록이라고 한다. 평년 대비 무려 3배가 넘는 양이다. 마늘과 양파 주산지인 전남지역 3월 강수일수는 목포가 무려 지난해 3월 대비 3배, 해남과 완도·고흥 등도 2배가 넘었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땅에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면 논 양파는 멀칭 비닐 속에 수증기가 들어차 뿌리 발육과 결구를 방해하는 생육장해가 발생한다. 물 빠짐이 나쁜 저지대 논 양파는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태양광과 열을 조금 덜 빌려도 되는 시설농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조상의 지혜가 담긴 24절기 농사력(農事曆)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호강 시설농가들의 경우에서 보듯 아직까지 물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기후변화에 맞춰 노지 작물은 재배지역과 방식을 정밀하게 가다듬고, 고질화하고 있는 시설재배 단지 지하수 부족은 대수층 활용 등 근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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