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뷰] 민주 텃밭 신흥 강자 '조국'…전국순회 첫 행선지도 '호남'

김주훈 2024. 4.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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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서 '비례 득표율' 민주 압도…'조국 돌풍' 입증
'정권심판' 칼, 민주당보단 조국혁신당 선택한듯
국민의당 '녹색돌풍' 재연…'지역당' 한계 극복 숙제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제3지대 신당 후발주자인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여러 이변을 만들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정치세력 교체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층 사수를 위해 전국 순회를 계획 중인 조국혁신당의 첫 행선지 역시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4.19. [사진=뉴시스]

조국혁신당에 따르면, 조국 대표는 22~23일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전남·광주를 방문해 이번 총선 승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감사와 다짐의 시간'이라는 의미로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에 지지를 해주신 여러 유권자를 찾아다니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릴 것"이라면서 "첫 행선지가 호남인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 지지가 있으니 특별히 더 감사드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당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만큼, 호남뿐만 아니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감사 인사를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첫 행선지로 꼽힌 호남은 조 대표 입장에선 상징적인 장소다. 그는 지난 2월 13일 고향인 부산을 찾아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직후, 다음날(14일) 곧바로 광주를 찾았다. 고향인 영남에서 창당을 선언했다면, 호남에선 신당에 대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 행보를 한 것이다. 그는 참배 후 "윤석열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것이 국리민복의 길"이라며 '정권심판 선봉장'임을 자처했다.

야권의 총선 시대정신으로 부각된 '정권 심판론'이 과반 의석 확보라는 성과로 이어진 만큼, 조국혁신당도 제3지대 신당 후발주자임에도 비례대표 의석수 46석(국민의미래 18석·더불어민주연합 14석·개혁신당 2석) 중 12석을 얻는 이변을 만들어 냈다. 이는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등 정당들이 거대 양당 정치 타파를 외친 것과 달리,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슬로건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 민심을 확보한 결과라는 평가다.

조국혁신당의 슬로건은 전국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최대 이변이 발생한 곳은 호남이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호남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광주에선 47.7%, 전북은 45.5%, 전남 44%로 민주당 텃밭으로 평가되는 호남에서 민주당의 위성장당 '민주연합'보다 우위를 점한 것이다. 격차로 주목할 점이다. 조국혁신당은 광주에서 민주연합(36.2%)보다 11.5%p 앞섰고, 전북은 7.9%p, 전남은 4%p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9. [사진=뉴시스]

조국혁신당의 슬로건으로만 치부되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가 현실화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배경에 대해 "우리 당의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슬로건, 즉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 등 메시지에 대한 조 대표의 전달 태도와 전달력이 통한 것"이라면서 "호남 유권자들은 다른 정당보다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주면 공약한 바를 지키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조 대표는 지난 9일 광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이 높은 배경에 대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유권자가 원하는 것과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호남 유권자 입장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을 실현시킬 적임자로 민주당이 아닌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녹색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 신드롬이 재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4·13 총선 막판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커지더니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선거 판도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3석을 비롯해 광주 지역구 8곳에 '국민의당' 깃발을 꽂는 이변을 만들어 냈다. 이는 '친노(친노무현) 호남홀대론'으로 촉발된 국민의당 대거 이적, 나아가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즉, 조국혁신당과 과거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를 얻은 것은 결국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녹색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총선 이후 민주당과의 '호남 맹주' 신경전, 내홍 등으로 인해 당은 안정화되지 못했고 지지율 고전에 결국 신드롬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그러다 보니,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텃밭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각을 세우는 것에 민감한 분위기다. 더욱이 특정 지역에만 한정된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국혁신당 다른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은 전국 유권자에게 지지를 받은 정당으로서 호남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지자에게 엎드려 절해야 한다"며 "호남이 전체 지지율을 끌어올려 준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보다 득표가 높았다고 해서 '제일 먼저 찾아간다'라는 식의 해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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