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죽이고 거리 활보” 유족 울분…‘거제 전여친 폭행男’ 신상 확산도
경남 거제시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뒤 숨진 20대 여성과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와 유족이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건이 공론화되며 온라인상에는 가해 남성에 대한 신상 정보도 확산되고 있다.
21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에 따르면 유족은 피해자인 여성 A(20)씨 사망 직후 가해 남성 B(20)씨가 긴급체포됐으나 곧바로 풀려난 데 대해 분노하며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여성 단체들은 해당 사건은 엄연한 스토킹 피해 살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어 “수사 당국은 피해자와 유족이 피를 흘리고 있는데 가해자의 인권만 지켜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 대해 “아무런 병이 없던 사람이 아무 일도 없었는데 10일 만에 패혈증으로 죽을 수 있나. 폭력이 있었기 때문에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병이 온 것이 아닌가”라며 “부디 정밀검사에선 제대로 된 결과가 나와 차가운 지하에 누워 있는 딸의 영혼을 달래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B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쯤 전 여자친구 A씨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의 한 원룸에 미리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누르고 무단 침입한 뒤 A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사건 후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A씨는 지난 10일 고열과 함께 갑작스레 상태가 악화했고, 당일 오후 10시18분 숨졌다.
앞서 경찰은 A씨가 사망함에 따라 B씨 혐의를 상해치사로 바꾸고, 지난 11일 B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검찰이 ‘긴급 체포 요건인 긴급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에 대한 체포를 불승인하면서 B씨는 체포 당일 풀려났다. 경찰은 현재 B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하고 있다. 국과수는 A씨의 사망 원인이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라는 1차 부검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현재까지는 B씨 폭행이 A씨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B씨와 A씨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만나 교제를 시작해 같은 대학의 같은 과에 함께 진학했다. 교제 기간 수차례 다퉜던 두 사람은 교제와 이별을 반복했으며 사건 당시에는 헤어진 상태였다. 또 2022년 12월부터 이번 사건까지 총 12건의 데이트 폭력 관련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B씨 폭행으로 A씨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된 사건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신고는 서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 종결됐다.
온라인상에는 B씨에 대한 신상 정보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B씨로 추정되는 졸업사진과 B씨 추정 남성이 정장 차림으로 담배를 문 채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됐다. 적법한 절차 없이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불법이나 B씨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점, 상해치사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는 점 등의 상황에 공분이 커지면서 신상정보 공개를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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