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의 빛과 그림자②] “얼굴 보니 그 시절로…” 수몰 후 끊긴 인연, 56년 만에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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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본지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보도를 통해 50여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최인득씨와 추전국민학교 동창들(본지 2023년 7월19일자 23면 등)이 마침내 재회했다.
최인득씨와 동창들은 지난 20일 춘천의 한 펜션에서 56년 만에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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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전국민학교 19회 동창 재회
소양강댐 실향비서 추억 회상
최인득씨 “어머니도 보고싶어”
속보=본지의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보도를 통해 50여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최인득씨와 추전국민학교 동창들(본지 2023년 7월19일자 23면 등)이 마침내 재회했다.
최인득씨와 동창들은 지난 20일 춘천의 한 펜션에서 56년 만에 재회했다. 최 씨는 그리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여수에서 값비싼 횟감을 직접 공수해 왔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동창들은 여수를 비롯해 부여, 파주, 부천 등 전국에서 모였다.
21일 오전 본지는 소양강댐에서 추전국민학교 19회 동창들과 만났다. 이날 함께한 동창은 최 씨를 비롯해 8명이다. 최근 고인이 된 한 친구를 대신해 그의 아내도 동행했다.
친구들에게는 최인득보다 장인득이라는 이름이 익숙한지, 여전히 최 씨를 ‘장인득’이라 불렀다. 당시 최인득씨는 가정사로 인해 한동안 ‘장인득’이라는 이름으로 살았다.
이날 함께한 동창 중에는 앞서 최 씨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물에 빠진 친구’도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강래영(당시 강내구)씨. 그는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친구가 저 녀석이었다. 내가 구했는데 지금까지 다른 사람으로 기억하고 살았더라.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니 다들 기억이 정리됐다”고 했다.
실향비까지 올라가는 동안 잊고 있던 추억이 떠오르는지 다양한 과거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샘밭에서 여기까지 리어카를 끌고 왔다. 발파 작업을 하면 구들장이 나왔다. 그걸 집까지 끌고 갔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동창들과 다시 만나며 옛 기억이 되살아나자 소식이 끊긴 생모와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도 더 커진 듯했다. 최 씨는 “56년 만에 친구들과 재회하니 가슴이 메어지고 울컥한다”면서 “나이를 먹어가니 어머니가 더 보고 싶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진 후에 어머니가 운동화와 시계를 사서 나를 만나러 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어린 마음에, 나를 두고 떠났다고 생각해서 문을 닫고 도망을 갔었다. 아들이 그런 모습을 보였으니 엄마도 충격을 받으셨을 것이다. 친구들 얼굴은 다 기억이 나는데 어머니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 살아계실지, 돌아가셨을지도 모르겠지만 보고싶다”고 그리움을 내비쳤다.
동창들 역시 최 씨와 수십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게 신기할 따름이다. 현해숙씨는 “거의 60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얼굴을 보니 딱 기억이 나 신기했다. 우리 집 지붕 올릴 때 인득이가 와서 일도 했다”고 회고했다.
최인득씨와 동창들의 다시 이어진 인연은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당초 이날 배를 타고 수몰된 고향 땅을 둘러볼 계획이었으나 전날 내린 비로 선박 탑승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현해숙씨는 “이번에는 배를 타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만나 배를 탈 계획”이라 밝혔다. 정민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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