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겨릿소’ 사암리서 살아났소

김진형 2024. 4. 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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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두 마리로 밭을 갈고 제누리(농사꾼들이 끼니 외에 먹는 곁두리를 뜻하는 강원 방언)를 먹던 정겨운 강원의 전통 농경문화가 새봄을 맞아 춘천 사암리에서 되살아났다.

오선주 사암리농악보존회장은 "사라져 가는 농촌문화체험을 계속 재현해 보려고 한다. 반찬 만드는 일도 쉽지 않은데 마을 주민들과 공동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주셨다"며 "힘을 모아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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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사암리농악보존회 주관
제누리 두레농악놀이 행사 개최
소 두 마리 활용 ‘논갈이’ 시연
“영서 북부 유일 전통 농경문화
보존하면 무형유산 등재 가능”
제누리 두레농악놀이 행사가 최근 춘천 사암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황소 두 마리로 밭을 갈고 제누리(농사꾼들이 끼니 외에 먹는 곁두리를 뜻하는 강원 방언)를 먹던 정겨운 강원의 전통 농경문화가 새봄을 맞아 춘천 사암리에서 되살아났다.

춘천 사암리농악보존회(회장 오선주)는 최근 동내면 사암리 마을회관 앞에서 제누리 두레농악놀이 행사를 열었다. 오일주 춘천문화원 이사가 총연출과 감독을 맡아 발굴한 이번 행사는 홍천 겨리농경문화보존회의 협력으로 ‘겨릿소 논갈이’ 시연회를 가져 특히 눈길을 끌었다. 겨릿소 논갈이는 거친 땅을 가진 영서 산간 지역에서 소 두 마리와 함께 쟁기를 끌던 전통적인 영농법이다. 농기계의 대체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전통문화다.

코뚜레를 한 소를 활용한 논갈이가 진행되자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역 어린이집 17곳의 원들은 이날 현장에서 농경문화를 체험했고, 춘천과 홍천 등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20여 명도 카메라에 현장을 담느라 분주했다. 전통의 옛 가락을 살린 이기철 어르신의 소 모는 소리가 울리자 영서지역의 옛 농촌 풍경이 펼쳐졌다.

제누리 두레농악놀이 행사가 최근 춘천 사암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사암리농악보존회는 농악 공연으로 흥을 돋웠으며 막걸리와 국수를 나누는 제누리 놀이도 진행했다. 어린이들은 “소야 힘내!”를 외치거나 동요 ‘송아지’를 부르며 정겨움을 더했다. 지역 어린이집 원생들은 그간 사암리에서 주말농장 체험을 해왔기 때문에 농경문화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였다.

사암리농악보존회는 이같은 전통문화 시연을 통해 사암리농악의 강원특별자치도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중국 ‘조선족농악무’의 뿌리가 1927년 사암리에서 중국으로 이주해간 이주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겨릿소를 지속적인 강원의 농경문화유산으로 정착시키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홍천의 겨리농경문화가 도무형문화재로 등재돼 있지만 춘천·화천·양구·인제 지역에서는 전승이 사실상 끊긴 상태다. 겨릿소를 모는 소리꾼들은 아직 남아있지만 코뚜레를 한 황소를 구하거나 기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제누리 두레농악놀이 행사가 최근 춘천 사암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유명희 춘천학연구소장은 “겨릿소 문화는 영서북부권에만 전해 내려오는 고유한 전통 농경문화”라며 “겨릿소를 이어나가려면 지역을 연결하는 시·군 지자체의 협력과 도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겨릿소가 공연 형식으로만 남을 것이 아니라 청년 세대의 농경문화로 정착된다면, 장기적으로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선주 사암리농악보존회장은 “사라져 가는 농촌문화체험을 계속 재현해 보려고 한다. 반찬 만드는 일도 쉽지 않은데 마을 주민들과 공동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주셨다”며 “힘을 모아 우리의 전통문화를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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