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거부권에 막혔던 간호법,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로 재발의
총선 이후 여야 공조 움직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간호법이 재발의됐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자유통일당 등 야당 의원도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거부권에 막혔던 양곡관리법 처리도 지난 18일 재추진되는 등 총선 이후 ‘윤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거부’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최 의원은 2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21대 국회 내 간호법이 논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호법을 재발의했다”고 밝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 의원은 지난 19일 간호사의 자격과 업무 범위 등을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간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여당(국민의미래 포함) 의원 5명, 민주당·개혁신당·자유통일당 등 야당 6명이 공동발의했다.
이번에 발의된 간호법은 윤 대통령이 거부 이유로 들었던 “유관 직역 간 과도한 갈등”과 관련해 의사단체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항이 보완됐다. 의사단체 등은 간호법이 통과되면 간호사의 무면허 진료와 처방이 속출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를 반영해 기존 법안에서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보조를 시행하는 것으로 규정한 데서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하에 주사 처치 등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시행하는 것으로 더욱 구체화했다. 또 업무 범위, 한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해 유연성을 높였다. 이외에는 대부분의 내용이 거부권으로 폐기됐던 법안과 유사하다.
최 의원이 간호법을 재발의한 데는 총선으로 민심을 확인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은 여야 간 활발한 공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총선 민심을 확인한 정부, 여당 역시 쟁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간호법 등에 대해서는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10일 대통령실은 진료보조(PA) 간호사 법제화를 위해 관련 법을 정비하면서 간호법 재추진 가능성도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의·정 갈등 지속 여부다.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 정부 입장에서는 의사단체를 자극할 수 있는 행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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