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서 의류창고 화재 초동 진압한 4년차 소방관

황선주 기자 2024. 4. 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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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소방서 엄도윤 소방사, 40여분간 고군분투하며 불길 막아
화재사고가 발생한 남양주시 와부읍의 한 의류창고 모습. 양평소방서 제공

 

당직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한 소방관이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의류창고에서 난 불을 ‘나 홀로’ 진압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와 동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임용 4년차인 양평소방서 강상119안전센터 엄도윤 소방사(30).

엄 소방사는 지난 18일 오전 10시 33분께 퇴근 후 귀가하기 위해 팔당대교를 지나던 중 1.5㎞ 가량 떨어진 남양주시 와부읍의 한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

불이 난 곳은 330㎡ 규모의 의류창고였고 안에서는 쌓여 있던 박스에 불이 붙어 불길이 거세지고 있었다.

내부 상황을 확인한 엄 소방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항상 차에 갖고 다니던 방호복을 꺼내 입고 소화기와 양동이를 들고 창고 내부로 들어가 소화기를 분사하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뿌렸다.

또 불길이 남아 있던 박스에 옮겨 붙지 않도록 빼내는 작업을 40여분간 반복하며 불길을 잡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후에도 힘을 보탰다.

양평소방서 강상119안전센터 엄도윤 소방사. 본인 제공

엄 소방사는 “화재 현장에 옷·종이박스가 가득 차 있어 자칫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불길이 창고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데 집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는 서울에서 2년가량 사설구급차를 운전하다 비슷한 일을 하는 구급대원 시험해 응시해 소방관을 길을 걷고 있다.

그는 “구급차 운전이 적성에 맞았다. 그런데 구급차를 이용하는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이었다. 어렵게 마련한 듯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이용료 7만5천원을 건네실 때면 여간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니었다”며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천우 양평소방서장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장비를 갖고 다니면서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발 빠르게 대처해 화재를 진압한 엄 소방관을 보며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황선주 기자 hs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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