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강등에 2부 리그 흥행 대박

안양/김영준 기자 2024. 4.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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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김현이 21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FC안양을 상대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과 수원삼성 K리그2(2부) 8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1일 안양 종합운동장. 한쪽 골대 뒤편 관중석을 푸른 유니폼을 입고 수원을 상징하는 흰색·파란색·빨간색 깃발을 든 수원 팬들이 가득 채웠다. 이들은 90분 내내 쉬지 않고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 이름을 연호했다. 21년 만에 정규 리그에서 펼쳐진 ‘지지대 더비’. 지지대는 안양과 수원 사이 고개 이름이다. 안양 팬들도 평소보다 많았지만 안양 서포터즈보다 수원 서포터즈가 2배 이상 많아 보였다.

수원은 이런 응원을 원동력 삼아 안양을 3대1로 물리쳤다. 전반 김주찬과 김현이 연속 골을 넣었고, 후반에 뮬리치가 쐐기 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 시간 안양 김운이 만회 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8경기를 치른 수원은 4연승을 달리며 승점 18(6승 2패)을 기록, 7경기를 한 안양(승점 16·5승 1무 1패)에 앞서 K리그2 선두로 올라섰다.

그래픽=이철원

이날 경기장에는 관중 1만2323명이 입장했다. 2013년 안양 창단 이후 최다 홈 관중 기록이다. 창단 첫해 FA컵(현 코리아컵) 수원전에서 세웠던 최다 기록(1만1724명)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수원 팬들 힘이 컸다. 수원 팬들은 이날 원정 응원석 2200석을 가득 메웠다. 안양은 수원전을 대비해 평소 400~500석 판매하던 원정 응원석을 크게 늘렸는데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전체 좌석도 애초 1만1100석 예매를 진행했다가 경기 당일 시야 제한석 등을 추가로 판매했다. 수원 원정 응원석 쪽에는 평소 운영하지 않던 푸드트럭도 열었다. 안양 구단은 “수입 면에서 큰 덕을 봤다.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온 게 오랜만이라 구단뿐만 아니라 주변 편의점과 식당 등 상인들도 기뻐했다”고 말했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1(1부) 최하위(12개 팀 중 12위)에 머물러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그래도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명을 넘긴 인기 구단(12개팀 중 5위) 중 하나였다. 그 팬 열기가 K리그2에서도 이어져 다른 구단들이 ‘편승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3일 수원이 충남아산과 벌인 홈 개막전에 K리그2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 1만4196명이 입장했다. 수원이 벌인 홈·원정 8경기 평균 관중은 1만376명. K리그2 전체 평균 4466명 2배를 훨씬 넘는다. K리그2 평균 관중 자체도 ‘수원삼성 강등 효과’ 덕에 2018년 1707명, 2019년 2946명, 2023년 2366명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원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팀들은 수원 원정 팬들이 몰려 입장 수입은 물론 부가 매출도 늘었다. 지난달 10일 수원을 목동 홈으로 불러들인 서울E랜드와 7일 청주에서 수원을 상대한 충북청주FC도 구단 역사상 최다 홈 관중 기록을 세웠다. 수원과 E랜드전 관중 9123명 중 36%인 3324명, 충북청주전엔 1만635명 중 2220명이 수원 팬이었다. 충북청주는 수원전을 앞두고 구단 유튜브 채널에 ‘K리그2에서 원정석이 매진되면 생기는 일’이라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평소보다 원정 응원석을 늘리고, 늘어난 관중에 대비해 간이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수원 원정 팬 맞이를 준비하는 실무진 업무 모습을 담았다.

21일 펼쳐진 K리그1 경기에선 강원이 인천을 4대1로 제압했다. 강원 외국인 선수 야고(브라질)가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대구와 대전은 0대0으로 비겼다. 전날 서울과 전북 맞대결에선 전북이 3대2로 승리했다. 2-2로 맞서던 후반 4분 전북 전병관이 김진수 크로스를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멋지게 차 결승 골을 넣었다. 전북은 서울 상대 2017년 7월부터 8년째 무패 행진(16승 5무)을 이어갔다. 리그 1·2위 포항과 김천은 득점 없이 비겼다. 수원FC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승우 활약에 힘입어 제주를 2대1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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