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의식' 있나…과학자들 "강력한 증거들 잇따라"

박정연 기자 2024. 4.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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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의식을 지녔을 가능성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동물이 주관적인 경험을 지각하는 능력을 가졌음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만큼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과학자 40여명은 19일(현지시간) '동물의식에 관한 뉴욕선언'을 발표하고 "포유류와 조류가 의식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과학적 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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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고양이가 고개를 돌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동물도 의식을 지녔을 가능성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동물이 주관적인 경험을 지각하는 능력을 가졌음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만큼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 의식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동물이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수행하거나, 특정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의도를 가진 듯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곧 의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지능보다 상위 개념인 의식이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전세계 과학자 40여명은 19일(현지시간) '동물의식에 관한 뉴욕선언'을 발표하고 "포유류와 조류가 의식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과학적 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동물, 무척추동물에게도 의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경험적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동물이 의식을 갖고 있다는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는 한 동물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 학계에서는 동물이 의식을 가졌는지를 검증하는 실험들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이번 선언문과 관련된 국제학술지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동물의 의식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는 주로 경험에 대한 특정 행동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실험은 '거울 실험'이다. 동물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침팬지, 아시아 코끼리, 청줄청소놀래기 등 포유류와 어류는 거울 속 모습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거나 거울에 비친 대상을 제거하려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동물이 높은 수준의 인지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실험도 있다. 2020년 까마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색깔이 있는 정사각형을 볼 때마다 특정 동작을 하도록 훈련받은 까마귀들은 이 작업을 높은 정확도로 수행했다. 이러한 행동을 수행하는 동안 관찰한 까마귀들의 뇌에선 무언가를 지각하는 것을 암시하는 활동 신호가 관찰됐다.

무척추동물의 의식 보유 여부를 검증한 실험도 있다. 2021년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문어는 2개의 공간 중 하나로 이동하게 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이전에 고통스런 자극을 받았던 공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연구자들은 문어가 고통을 적극적으로 피하는 이같은 행동이 의식적인 경험이라고 해석한다.

동물이 인간처럼 정교한 꿈을 꾼다는 연구 결과도 동물 의식설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다. 지난해 초파리를 조사한 연구에선 초파리가 수면에 빠져들었을 때 인간처럼 '깊은 잠'과 '활동적인 잠'에 각각 해당하는 뇌 활동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인간이 생생한 꿈을 꿀 때 관찰되는 뇌 활동의 패턴이 관찰된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꿈을 꾸는 것을 의식의 핵심적인 요소로 본다.

동물의 '의식 보유설'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동물이 높은 수준의 지각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수행해도 이것이 곧 의식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라우 일본 리켄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지금까지 어떠한 결정적인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무의식적인 인식과 의식적인 인식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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