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6할, 선발로 내보내니 만루홈런…LG 김범석 “타격은 자신있다” 근거 있었네[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4. 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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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범석이 21일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3경기 3타수 2안타 2타점 타율 0.667.

LG 김범석(20)이 올시즌 온전히 대타로만 올린 성적이다.

경기당 한 번 나갈까말까한 기회를 잘 살렸던 김범석이 아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자 타격 재능을 제대로 발휘했다.

김범석은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7회 역전 만루홈런으로 10-8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김범석의 올시즌 첫 선발 출장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잡은 기회였다.

김범석은 경남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았다. 고교 시절 대형 포수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이 “김범석이라는 이름의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1군에서 김범석이 설 자리가 부족했고 LG는 그의 타격 재능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지난해 말 1루수 전향을 꾀하는 등의 방법으로 많은 공을 들였다.

LG 김범석이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김범석은 비시즌 동안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에는 체중 관리에 실패해 1차로 염경엽 LG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게다가 내복사근 부상까지 입어 스프링캠프 도중 낙마했다. 염경엽 감독도 모진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범석은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난 12일 김범석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1루수 전향 계획 대신 원래 포지션인 포수로서의 역량을 살리기 위해 1군에서 집중 훈련을 시켰다. 박경완 배터리 코치가 김범석을 전담 마크해 이른바 ‘1대1 과외’도 시키고 있다. 훈련에 전념하기 위해 경기에서의 역할도 ‘대타’로 국한시켰다.

대타로만 나갔는데도 위력이 대단했다. 3경기에서 2개의 안타를 쳤는데 타점을 3개나 뽑아냈고 타율은 6할에 달했다. 타석에 들어서는 자세부터 ‘칠 것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김범석은 “타격은 자신있다”라고 했다.

이날은 김범석에게 선발로서의 기회가 왔다. 염 감독은 상대 선발 투수가 좌완 김광현이라는 점을 들어 김범석을 라인업에 올렸다.

2회 첫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나갔던 김범석은 4회, 6회에는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번째 타석을 맞이하는 7회에는 김범석 앞에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LG 김범석이 21일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5-8로 뒤처진 2사 만루에서 문보경의 타구가 투수 노경은의 글러브를 맞고 넘어가면서 LG는 6-8로 쫓아갔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범석은 노경은의 초구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2구째 볼은 스트라이크 존 안에 꽂혔지만 3구째는 다시 볼이 됐다. 충분히 기다린 김범석은 4구째 140㎞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타구를 잡으러 SSG 우익수가 쫓아갔지만 담장을 가뿐하게 넘겼다. 김범석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

경기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LG는 이우찬-박명근-유영찬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했다. 점수차를 지켜낸 LG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먼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범석은 경기 후 “덕아웃에서 모창민 코치님이 ‘직구를 칠 건지 변화구를 칠 건지 정하자’고 하셔서 변화구를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갔다. 두 번째 공이 높은 실투로 들어왔는데 ABS에 걸치는 걸 보고 궤적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초반에 실점을 하면서 끌려가다가 홈런으로 팀 분위기가 반전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선발로 기회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라고 밝혔다.

인천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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