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센텀2지구 경쟁 도시는 실리콘밸리와 소피아 앙티폴리스”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4. 4. 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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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 “공항복합도시·제2에코델타시티 등 30조원 규모 신사업 발굴”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부산의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센텀2지구)를 수도권의 판교 테크노밸리를 능가하는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부산 시민의 주거복지 향상과 쾌적한 도시 공간 조성에 힘쓰고 있는 부산도시공사(이하 공사)의 수장 김용학 사장의 말이다. 택지·주택 개발과 공급 등을 통한 시민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 도모가 공사의 주요 설립 목적이다. 특히 도시 개발이나 산업단지 조성사업 외에도 과제로 꼽혔던 청년·신혼부부·대학생 등 젊은 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행복주택사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사의 지원에 힘입어 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지수'(The Global Liveability Index 2023)에서 아시아 6위를 달성했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인 공사는 시와 '원팀'으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에 비해 시민을 향한 공사의 의미 있는 행보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부산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김 사장의 인식은 2021년 11월 취임 이후 변함이 없다. 김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근무를 시작으로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경기도시공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40년 이상 도시 개발과 주택 관련 업무에서 잔뼈가 굵은 도시계획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4월16일 공사에서 시사저널과 만난 김용학 사장은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남은 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전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이 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더 좋은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들기 위해 센텀2지구 사업에 애정을 가지고 온 열정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센텀2지구 추진을 위한 필수 요소로 거론되는 ㈜풍산 이전에 대해 "본격적인 이전이 시작되면 적극 협조해 조속한 이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30조원 규모의 새로운 사업 발굴로 GRDP(지역 내 총생산)에 대한 공사 기여도를 늘리겠다는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사장 ⓒ부산도시공사

취임 시 당기순이익 94억원, 지난해 711억원

에코델타시티 등 대형 사업의 진행 도중에 취임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2021년 11월 취임 당시 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 대비 80% 이상 급감해 94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공적 역할을 지속하기 위한 당기순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취임과 함께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지난 3년간 10조9962억원 규모의 사업을 발굴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711억원을 기록하는 등 미래 사업과 공적 역할 수행을 위한 자본금 확보에 다각적으로 힘쓰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가덕도 공항복합도시, 제2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 등 사업비 30조원 규모의 새로운 사업 발굴로 부산 GRDP(지역 내 총생산)에 대한 공사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부산의 경제 지도를 바꾼다는 센텀2지구 조성사업의 의미는.

"남부권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형 첨단산업단지 개발이라 볼 수 있다. 지식·융합부품소재·정보통신기술·영상·콘텐츠 산업 등을 유치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 추산되는 생산 유발효과는 약 6조5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취업 및 고용 유발효과는 약 7만7000명으로 예측되면서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제조업이 쇠퇴하고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개편해 미래산업 중심의 생태계 전환을 견인하고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시개발 전문가로 불리는데, 센텀2지구의 미래 청사진은 무엇인가.

"LH공사(당시 한국토지공사) 택지사업본부장 재직 시절 일산·분당신도시와 판교 테크노밸리 1단계 사업을 계획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재임 시절에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를 진행하면서 3단계 테크노밸리를 기획했다. 센텀2지구를 '부산의 판교'라고 많이 부르지만, 이보다 한 차원 높은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제가 그리는 센텀2지구의 미래 모습은 초정밀 첨단 제조업 등에 최적화된 산업단지다. 국내외 고급 인력이 주거·문화·상업시설 등 도시 인프라에 만족하며 글로벌 기업과 교육·연구기관이 디지털 혁신의 시너지를 내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크노폴이자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 등과 경쟁하는 최첨단 산업단지로 조성해야 한다."

오시리아 관광단지 조성이 늦어지고 있는데, 이행보증금 몰취와 환매권 소송 등 법적 접근 외 대책이 있는지.

"최근 정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지역 내 중소 건설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신규 PF가 승인되지 않아 관광단지 상부 시설 사업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예술타운(쇼플렉스)의 경우 사업자의 착공 미이행, 대출이자 연체에 따른 기한이익 상실, 환매기간 만료 도래 등 복합적 사유로 불가피하게 소송을 진행했다. 단지 활성화를 위해 개발사업자와의 긴밀한 의사소통을 진행하고 이행보증금 부과 등 강제력이 있는 수단을 활용해 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사업 진행이 부진한 사업자에 대해 즉각적인 계약 해지와 소송을 진행할 경우 소송 기간 동안 개발이 중단되며 새로운 사업자 모집에 많은 시간적·행정적 지체도 예상된다. 이에 추가 조치 여부는 시장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법령·규정·계약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할 예정이다."

정보통신기술과 융합부품소재 등 첨단ICT 허브밸리와 청년지식창업지구로 조성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 센텀2지구 조감도 ⓒ부산도시공사 홈페이지

"노후임대주택 개선 방향 중장기 로드맵 수립"

영구임대주택이 많은 부산의 임대주택 재건축사업도 관심사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지난해 말 기준 부산시 내 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주택 등 총 1만9723세대의 임대주택을 관리하고 있다. 이 중 1만958세대가 준공 후 30년이 경과했거나 곧 도래할 주택이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국민의 생활은 크게 변해 왔다.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 주거 기준이 높아졌고, 주거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시는 시민이 느끼는 불편함은 크다. 임대주택 노후화로 공사의 임대주택 수선·유지 비용 또한 급증해 최근 5년간 약 1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는 공사의 재정에도 많은 부담이 된다.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노후공공임대주택 개선 방향 중장기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관련 법령과 정책을 분석 중이고 곧 입주민 실태조사와 주거환경조사, 노후화 및 안전성 점검 등을 통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수선·유지 등 단지별 재정비 방향을 검토할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노후 공공임대주택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실행력이 있도록 임기 내에 빠르게 결론을 내고 확실한 징검다리를 놓겠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합리적인 이주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발도 좋지만 자연친화적 도시 환경도 중요하다.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상에 대한 복안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존중하면서 도시화된 지역 내에서 인간 활동과 자연생태계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며 생태학적인 균형과 도시화된 환경의 조화를 추구한다. 도시 주민들에게 휴식과 회복을 제공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도시 내의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복원해 생태계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도시에서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자연적인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부산 지역 식생 변화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제주도 식생 조사를 진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추세라면 30~50년 후에는 제주도 식생이 부산에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식물 종 유입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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