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과 교수 사망...의료계 “과로 때문”, 병원 “과로와 무관”

오유진 기자 2024. 4. 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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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8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대 교수가 동료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의 한 종합병원 50대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A 교수가 수술·치료를 받고 국내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 중 한 곳으로 옮겨졌지만, 20일 오전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지난달 24일 부산대병원의 40대 안과 교수가 뇌출혈로 숨진 이후 두 번째다. 병원 측은 “과로와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의료계에서는 “필수 의료 최전선에서 일하던 의사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20일 의료계 내에선 A 교수의 사망 내용이 담긴 소셜미디어 메신저 내용이 퍼졌다. 작성자는 “교수님이 당직을 서시다가 장폐색(음식물, 소화액 등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이 와서 응급실에 기어가셨는데, 복막염(세균 감염으로 복막에 생긴 염증) 때문에 응급 수술을 하셨다. (이후) 에크모(심장·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기)를 달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轉院) 됐는데 사망하셨다고 한다”라고 썼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셜미디어 메신저 내용 일부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고, “얼마 전 (부산대) 안과 교수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며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 내용의 글을 써서 올렸다. 이후 밤 10시쯤 노 전 회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어느 현직 내과 교수님의 안타까운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너무나 애통해하는 고인의 옛 동료로부터 메시지를 받아 SNS에 공유했는데, 또 다른 고인의 옛 동료는 이것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씀하신다”며 “불쾌한 이유가 궁금하지만, 유가족도 (게시글 삭제를) 원하신다고 해서 일단은 삭제했다”고 썼다.

병원 측은 A 교수의 사망이 과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사망 경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면서, “(사망 원인을) ‘과로’와 연결짓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유족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A 교수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학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위중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뇌출혈로 쓰러진 부산대병원 안과 교수의 사망이 과로 등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가 전공의 집단 이탈 후 외래 진료와 당직, 응급 환자 수술을 맡으며 주변에 피로를 호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에선 “이번에도 당직을 서다가 ‘과로’ 때문에 쓰러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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