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또 1000만 가나…“록키 같은 뚝심의 시리즈 될 것”

김은형 기자 2024. 4.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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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기획·제작·각색 맡은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4’.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정확히 절반을 왔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이자 기획자이며 제작자, 그리고 각색가인 마동석은 1편을 준비할 때부터 그의 인생 영화 ‘록키’ 시리즈 같은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삼았다. 록키보다 두편 많은 8편까지 머릿속에 그려놨다. 1편 촬영을 마친 뒤 이 계획을 주변에 꺼냈을 때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반응이 나왔다. 2017년 1편의 성공은 2편 제작을 가능하게 했고 2편을 찍으면서 3·4편 시나리오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2022년부터 올해까지 봄 극장가를 ‘범죄도시’의 계절로 만들었다.

24일 개봉하는 ‘범죄도시4’는 여러 의미에서 시리즈의 분기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익숙하고 편안한 재미에 대한 환호만큼 피로감, 식상함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마동석은 “전체 시리즈의 1부를 끝낸 셈”이라며 “숨 고르기를 한 뒤 2부의 시작에 해당하는 5부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봄에는 ‘범죄도시’가 돌아오지 않는다.

‘범죄도시4’의 주인공이자 제작자 마동석.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마동석은 4편에서 강해진 악당이나 액션은 3편에서 지적된 문제들에 대한 보완이 아니라 처음부터 조금 다른 관객층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3편은 1, 2편의 폭력 수위에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들이 좀 더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4편은 액션의 무게감을 키우며 감정선도 묵직하게 가는 것으로 톤을 완전히 다르게 잡았다.”

그는 서사가 약하다거나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모두 맞는 말”이라고 수긍했다. “2시간 안쪽으로 엔터테이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수사방법의 디테일을 생략한다거나 하는, 약점인 걸 알면서도 포기하는 부분이 생긴다”며 선택과 집중이 이 시리즈의 핵심임을 에두르지 않고 이야기했다. 포기한다는 게 쉽게 간다는 말은 아니다. “관객이 열광하는 지점을 찾아내고 캐릭터가 매력적인 오락영화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영화제에 진출하는 섬세한 예술영화 만큼이나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 최근 수많은 한국 대중영화의 실패에 대한 진단처럼 들렸다. 그가 촬영보다 시나리오 작업에 훨씬 긴 시간을 투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범죄도시4’.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시리즈는 주인공 마석도의 성장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는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 안에서 변화가 느껴질 만큼은 아니지만 한편 한편씩 나아갈 때마다 마석도는 조금씩 노련해진다. 1, 2편 때의 마석도라면 4편에서 사이버수사대를 꾸릴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며 “5편 이후에도 마석도가 승진 또는 좌천을 하거나 어떤 사정으로 무력을 못 쓰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면서 계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영화 ‘범죄도시4’.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4’의 예상 관객은 천만부터 시작한다. 2·3편에서 쌍천만을 달성했으니 천만 이하면 실패라는 소리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작게 시작했던 작품이 예상보다 스코어가 많이 나오면서 커졌다”며 ”트리플 천만보다 계속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프랜차이즈를 끝까지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안에는 걸작도 있고 졸작도 있다. 록키만 봐도 초반의 뛰어난 성장담이 4편에서는 미국과 소련이 대결하는 유치한 오락물로 갔다. 록키처럼 때로는 찬사를 받고 때로는 욕을 먹더라도 뚝심으로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범죄도시4’의 주인공이자 제작자 마동석.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 프랜차이즈에 대한 마동석의 지향점은 영화의 단순명쾌한 성격만큼이나 뚜렷하다. 1980~90년대 명절이면 전 국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던 성룡같은 존재다. “박찬욱 감독을 존경하고 나 역시 그의 작품을 보면 찬탄하지만 내가 힘들게 살았어서 그런지 ‘범죄도시’가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머리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이닝이나 스트레스 해소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한가지가 더 있다면 영화를 보고 자신처럼 운동에 진심인 사람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개봉하고 체육관 등록이 늘었다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반갑다. ‘범죄도시’를 보고 복싱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그는 웃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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