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지하화’ 안전 이상무...지하40m 시뮬레이터로 사고예방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4. 4. 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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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 가보니
주행환경 90% 이상 구현, 지하화 대비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지난 17일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 이곳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 2층 대형 돔 안에는 아반떼 한 대가 당장이라도 달릴 것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엔진을 떼고 모의주행용 프로그램을 이식 받은 이 차량은 40개가 넘는 유형의 운전 시나리오를 현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설비다.

차량 뒷좌석에 앉자 정면은 물론 360도로 폭우와 우박, 강설 같은 악천후가 연출됐다. 운전석에서 액셀을 밟았더니 실제 차량이 이동하는 것처럼 몸에 가속도가 느껴졌다.

이현석 한국도로공사 연구위원은 “같은 원리로 대심도 40m의 지하도로에서 운전자는 다양한 심리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며 “이 같은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지하 고속도로의 환경 문제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 상황실
정부가 고속도로 상습 정체 완화와 원도심 복원을 위해 고속도로 지하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안전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도로공사를 비롯한 유관기관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예방 역량 강화는 물론 사고 발싱 시 신속 처리를 위한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2019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는 이를 위한 대표적인 연구 공간 중 하나다. 이 곳은 VR 기법을 활용해 실제 주행 상황을 90%가량 재현하고 있다. 날씨나 도로 환경에 따라 운전자의 주행 상태 변화는 물론 심박수, 뇌파를 비롯한 생체 신호도 분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가 지하화될 경우 운전자가 졸음이나 폐쇄감을 느끼는 구간을 파악하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설비의 최적 위치를 확인하는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충북 영동군의 한국도로공사 터널방재종합시험장은 대형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설비다. 길이 475m, 높이 6.5m의 실물 터널을 중심으로 화재를 비롯한 다양한 사고 유형을 연습할 수 있다. 특히 전력이 차단될 경우에 대비해 자체 배터리를 탑재한 설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일례로 도로공사가 세계 최초 개발한 제연설비 ‘케이블프리 제트팬’은 전력 공급 없이 터널을 가득 채우고 있던 희뿌연 연기를 10여초 만에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국토부는 향후 지하 고속도로 재난 사고 예방 대응 기술과 환기 기반시설·유해물질 저감 같은 환경 개선, 교통운영 기술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도로공사가 세계 최초 개발한 제연설비 ‘케이블프리 제트팬’
정부는 현재 경부고속도로 용인∼서울 구간과 경인고속도로 인천∼서울 구간,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구리∼성남 구간 지하화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와 2개 민자 사업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도로를 존치하고 지하 도로를 구축하는 입체적 확장 방식과 상부공간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 도심 속 상부공간은 그대로 두고 지하 도로를 신설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 지하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고속도로 휴게소를 활용해 도로 정체를 해소하는 하이패스IC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10개의 휴게소형 하이패스IC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대전 대덕구 신탄진휴게소를 하이패스IC로 전환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휴게소형 하이패스IC는 휴게소를 통해 국도와 고속도로를 진입하거나 빠져나올 수 있는 시설이다. 국토부는 최대 400m까지 이어지는 신탄진IC의 교통 대기 행렬을 하이패스IC가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종완 국토부 도로국장은 “2026년까지 고속도로 상습 정체구간을 30%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 도로 지하화는 교통량 분산이 주된 목적이다. 향후 상부 공간을 개발할 수 있는 교통량 여유가 된다면 그에 맞는 사업 모델을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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