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가도 이긴다’는 日 축구 자신감, 황선홍호가 다시 넘을까···22일 조 1위 걸린 숙명의 한일전

이정호 기자 2024. 4. 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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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을 승리한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 황선홍 감독(오른쪽)이 카타르 도하의 알레르살 훈련장에서 회복 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지난 20일 B조 조별리그 2차전 아랍에미리트(UAE)전을 2-0으로 승리했다. 일본 언론의 찬사가 이어진다.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에서 초반 퇴장 변수를 안았던 일본은 이날 UAE를 상대로 선발 베스트11 중 7명을 바꿔 출전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UAE는 한국이 1차전에서 1-0으로 힘겹게 이긴 상대다.

일본 축구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일본 야마모토 리히토는 “대회는 길고, 선수들이 로테이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조합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불안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UAE전에서 선발 멤버를 크게 바꿨음에도 흔들림이나 긴장감을 찾을 수 없었고, 피치에서 믿음직한 플레이를 보였다”며 “‘누가 나가도 이긴다, 누구와 포메이션을 짜도 가능하다’는 게 A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대표팀 구상이지만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U-23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출전이 걸린 대무대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숙명의 한일전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행 도전 길목에서 성사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과 조 1위를 두고 격돌한다.

UAE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영준. 대한축구협회 제공



‘가위바위보’도 질 수 없다는 일본전이지만, 전력상 황선홍호가 안은 부담감이 크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B조에서 UAE, 중국을 제압한 두 팀은 나란히 승점 6점, 골 득실 +3으로 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결과는 8강 상대가 확정되는 조 1위 결정전이 된다. 조 2위가 되면 A조 1위가 확정된 또다른 우승 후보인 개최국 카타르를 8강에서 만나는 부담이 생긴다.

일본 축구는 현재 아시아 최강임을 자부하며 ‘세계 레벨’에 눈을 맞추고 있다.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끄는 연령별 대표팀도 일찌감치 파리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대표팀을 운영했다. 2년 전 U-23 아시안컵과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기준 연령 보다 2살 가까이 어린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겼다. 2년 전 U-23 아시안컵 8강에서에서는 한국 축구의 희망이라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뛰었음에도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번 일본 대표팀에는 당시 멤버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당시 두 번째 골을 넣은 공격수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를 포함해 우치노 다카시(뒤셀도르프), 사토 게인(브르더 브레멘), 마츠키 구류(FC도쿄), 후지오 쇼타(FC마치다) 등이 출전해 대회 우승을 조준한다.

아시안게임에선 한국이 2-1로 승리했지만 병역 혜택이 있는 대회라 우리 대표팀에 이강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출격하며, 아시안게임 레벨에서 보기 힘든 강팀이 꾸려진 덕이었다. 그럼에도 선제골을 내주는 등 경기 내용은 쉽지 않았다. 일본의 상승세는 이때 한번 꺾였지만 지난해 11월 세계적 강호 아르헨티나 U-23 대표팀을 5-2로 격파하며 다시 반등했다.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정훈이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중국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본의 정교하면서 빠른 조직력 축구에 맞서야 하는 한국은 고민이 적지 않다. 중국전에서 서명관(부천)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변준수(광주)도 경고 누적으로 일본전 출전이 불발되면서 센터백 라인에 구멍이 생겼다. 단순한 공격 패턴에 이영준(김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부분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황 감독은 “일본은 오랜 시간 동안 조직력을 다져온 팀이기 때문에 조직력의 형태를 보면 이 대회 참가국 중에는 ‘톱’에 있다고 본다. 전방 압박이나 여러 가지 빌드업 체계에 다양성이 많아서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속도 면에서도 경계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 득실과 다득점까지 같은 한국과 일본이 비기면 대회 규정상 조 1위를 가르기 위해 연장 없이 곧장 승부차기를 차게 된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8강을 넘는 것이다. 일단 4강에만 오르면 파리행 티켓을 따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대회 3위까지는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직행한다. 4위 팀은 2023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위인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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