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에도 K제약·바이오 1Q 호실적 예고…"공백 장기화 우려는 여전"

홍효진 기자 2024. 4. 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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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1분기 매출 컨센서스.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1분기 호실적이 예고된다. 의정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주력 제품의 해외 수익성 등 성과로 일단 1분기는 무난히 넘긴다는 전망이다. 다만 주요 기업의 실적 양상이 대부분 '상저하고'(上低下高) 곡선을 그릴 전망인 가운데, 의료공백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기조 지속 가능성으로 향후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대체로 성장할 전망이다.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매출은 9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작한 인천 송도 4공장 6만ℓ(리터) 규모 부분 가동 등으로 매출이 개선될 것이란 예측이다.

셀트리온도 1분기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해당 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7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90% 이상 감소한 61억원을 기록, 일시적 둔화가 예상됐다.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466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오를 전망이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처방 매출 제품은 주로 고혈압·이상지질혈증·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치료제로 전공의 파업 영향은 존재하지만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3981억원으로 예상됐다.

SK바이오팜의 1분기 매출 역시 10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예상되며 흑자전환이 전망됐다. 동아에스티로부터 받은 미국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뇌전증 치료제) 한국 등 상업화 권리 이전 관련 계약금 50억원이 분기 흑전에 기여한단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 전망에도 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기업의 주요 성과 대부분이 하반기에 몰려있는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정 갈등 장기화와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 등 외부 악재가 겹친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사는 연초 글로벌 빅 이벤트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의 파트너링 미팅을 통해 협상·검증 단계를 거친다"며 "파트너사도 연말까지는 실적을 내야 한단 입장이라 보통 1월에 딜을 시작하고 연말에 끝내는 형태라 실적이 상저하고 그림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공백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반응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약 임상 중 특정 부위 관련 부작용이 나와도 이를 봐줄 만한 의료진이 없다 보니 진행이 미뤄지는 경우도 있다"며 "국내 병원 환자 치료 숫자 자체가 줄어들면 약을 사용하는 횟수도 감소해 전통 제약사에게도 힘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스라엘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과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 선회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물가 안정에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건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속 금리인하 기대감은 추가로 후퇴했다"며 "바이오텍의 경우 보텀업(Bottom-up) 관점에서의 모멘텀 공백 구간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초록 공개 전까지는 주가 부담이 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주가 가장 활황일 때 미국 금리가 제일 낮았을 때였고 작년 말부터 바이오주가 부활 조짐을 보였던 이유도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 때문이었다"며 "고금리 기조가 생각보다 길어지면 주가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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