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올 들어서만 7.3% 뛰어...2008년 금융위기 웃도는 상승폭

김은정 기자 2024. 4. 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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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뉴스1

달러당 원화 환율이 올 들어서만 7% 넘게 오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상승폭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달러 현상에 따른 결과라지만, 이 기간 원화 가치는 달러 가치 상승폭보다 더 떨어지는 등 평가절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말 종가(1288원)보다 7.3%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상승폭은 이례적이다. 1990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 상승폭이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도 같은 기간 6% 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과 2009년엔 같은 기간 6.9%, 5.8%씩 상승했다.

최근의 환율 상승은 달러 강세에 따른 것이라지만, 원화 가치 하락세는 그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 엔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 인덱스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4.8% 상승했는데 원·달러 환율은 이를 훨씬 웃도는 7.3% 올랐다. 달러 가치 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원화 가치가 2.5% 가량 더 떨어진 셈이다.

특히 원화 가치 낙폭은 연준이 달러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26개 주요 교역국 중 7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보다 통화가치가 더 떨어진 곳은 칠레(10%), 일본(9.8%), 스웨덴(9%), 스위스(9.5%), 브라질(8.1%), 아르헨티나(7.6%) 등이었다.

최근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 것은 우리 경제의 대외적 취약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이후 글로벌 자금의 위험회피 전략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 유가 급등, 고환율로 이어져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6일 장중 한때 1400원대를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효과로 1380~1390원대로 내려왔지만 중동 분쟁 전개 상황에 따라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외환당국도 비상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매일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실물 및 금융부문 ‘관계기관 컨퍼런스콜’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차관급 또는 장관급 회의로 격상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이 확전하지 않을 경우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환율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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