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산 백신 개발 ‘청신호’

권나연 기자 2024. 4. 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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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감염 시 폐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바이러스 분리가 어려워 백신 개발조차 어려웠던 ASF를 종식시킬 돌파구가 국내 기술로 마련될지 주목된다.

ASF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 중국, 러시아 등에서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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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백신 후보주 실험
접종 돼지 6마리 중 4마리가 정상으로 회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감염 시 폐사율이 100%에 달하지만 바이러스 분리가 어려워 백신 개발조차 어려웠던 ASF를 종식시킬 돌파구가 국내 기술로 마련될지 주목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국내 야생 멧돼지에서 분리한 ASF 바이러스를 활용해 만든 약독화 생백신(LAV) 후보주(ASFV-MEC-01)가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높은 수준의 항체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실험은 돼지 6마리에 약독화 생백신 후보주를 2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한 뒤 ASF 바이러스에 노출(공격접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돼지를 ASF 바이러스에 노출시키자 3~7일 후 발열 증상이 나타났지만 4마리의 체온은 12일이 지나기 전에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다만 백신 후보주를 접종한 돼지 중에서도 2마리는 폐사했다. 근육주사로 접종받은 돼지는 ASF 바이러스 노출 9일 차에, 경구로 투여받은 돼지는 11일 차에 폐사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돼지는 12일 전에 모든 개체가 폐사했다는 점에서 백신 후보주의 유효성이 확인됐다. 특히 백신 후보주 항체가 분석에서는 후보주를 접종한 모든 돼지에서 접종 2주 차에 기준치 이상 항체가가 검출됐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에 야외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하고 승인이 이뤄지면 시제품을 만들어 내년에 베트남에서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개최한 국제 ‘야생동물 질병에 관한 정책원탁회의’에서 베트남 측과 ASF 백신 야외 임상시험 공동연구 계획을 논의한 바 있다.

베트남에서의 시제품 시험이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ASF 유행을 해결할 열쇠를 찾게 되는 셈이다.

ASF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감염 돼지 살처분 외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국에서는 2019년 ASF가 발생했다. 사육돼지에서는 2019년 9월 첫 보고된 이후 올해 2월까지 농장 40곳에서 발생했다. 살처분된 사육돼지는 52만마리에 달한다. 야생 멧돼지에는 2019년 10월 처음으로 감염이 확인된 이후 이달 15일까지 3978마리가 확진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7개국, 아프리카 30개국, 유럽 2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미주 2개국이 ASF 발생국으로 분류된다.

ASF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 중국, 러시아 등에서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미국 USDA가 개발한 백신이 세계 최초로 베트남에서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지만, 백신을 맞은 돼지가 폐사하면서 신뢰를 얻지 못한 실정이다.

때문에 ASF 상용화를 위해서는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ASF 바이러스는 주요 유전자형만 24개에 달하고 구조가 복잡해 백신 개발이 어렵다. 특히 일반 세포에서 감염이 쉽게 이뤄지지 않아 백신 개발의 전제인 바이러스 분리 자체가 쉽지 않다.

만약 관리원이 자체 기술로 안전한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로열티’ 문제가 없는 데다 다른 국가에서 로열티를 받은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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