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손에 또 생겼구나…지긋지긋 ‘이것’ 봄에 더 극성이라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4.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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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에 땀 흘리고 상처나면
사마귀 바이러스 감염위험 높아져
병변 직접 만지는 것 지양하고
냉동·주사치료, 자가 테이핑 등 병행

등산이 취미인 45세 남성 박씨는 봄을 맞아 주말마다 근교에 위치한 산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발바닥에 오돌토돌하면서 다소 딱딱한 무언가가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잦은 산행에 티눈이 생겼나 싶어 손으로 긁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이후 며칠만에 비슷한 병변들이 두세개 더 생기더니 손바닥까지 번졌다. 이전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박씨는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사마귀’라는 진단을 받았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사마귀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가 피부 표면에 감염될 경우 발생한다. 통상 1~4mm 크기의 표면이 거친 구진들이 손과 발에 나타난다. 드물게는 두피나 얼굴, 몸통 등에도 생기는데 위치에 따라 표면이 매끈하거나 두께가 납작할 수 있고 색이 거뭇거뭇한 경우도 있다. 여러 부위 중에서도 발바닥에 생긴 사마귀는 체중에 의해 눌려서 피부 표면으로 두드러지게 올라오지 못한다. 이 때문에 티눈처럼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판을 형성하거나 결절 형태가 되는데 보행 시 통증을 유발키도 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마귀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지만 옷이나 수건, 신발 등으로도 전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족 구성원에게 알려 병변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피부 면역 상태가 건강한 성인의 경우 사마귀와의 직접 접촉이 의도치 않게 일어났다 해도 반드시 전염되는 것은 아니기에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청소년들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김대현 고대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봄철에 큰 일교차로 땀 흘릴 일이 많아지는데 이때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가 손발에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며 “이 경우 사마귀가 보다 잘 발생하고 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사마귀가 생겼다면 손으로 만지거나 뜯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며 “타인에게 옮길 수 있으니 사마귀 병변이 다른 사람 피부와 접촉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마귀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자라려면 수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육안으로 보면 티눈 혹은 굳은살과 매우 흡사한 모양을 띠고 있어 초기에 환부를 긁거나 뜯어 없애려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경우 증상이 심해지거나 여러 부위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발견 즉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마귀는 피부에 상처가 생기거나 젖은 상태로 오래 방치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또 아토피 피부염 등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피부 장벽이 손상돼있거나 전신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전염 가능성이 커진다. 피부가 붉고 가려운 부분이 있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평소 스트레칭, 조깅과 같은 정기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피부를 포함한 신체 면역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병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사마귀도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내 몸의 면역력이 좋아지면 자연소실도 가능하다”며 “병원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치료법을 병행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마귀의 치료 방법으로는 냉동 치료(사마귀 부위를 얼리는 방법), 주사 치료(블레오마이신 등 항암제 종류의 주사를 주입하는 방법), 레이저 치료(사마귀 주변 혈관을 없애는 방법), 약물치료 등이 있다. 시술 후 통증, 수포, 착색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통상 사마귀의 완치율은 60~70% 가량이지만 환자의 면역력에 따라 20% 정도는 재발한다.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 교수는 “치료 후에도 2~9개월은 사마귀가 언제든 다시 자라나올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지 말고 자가 테이핑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혹시 재발이 의심된다면 집에서 바르는 약제를 사마귀 부위에 충분히 바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마귀 부위에 치료제를 충분히 바르고 하루가 지난 후 충분히 뜯어낸 다음 비닐장갑을 끼고 다시 도포제를 바른 뒤 접착력이 강한 테이프를 꼭 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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