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범죄도시’에 내 영혼과 뼈를 갈아넣었습니다”[인터뷰]

강주일 기자 2024. 4. 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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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이십 몇 년간의 배우 생활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말로는 표현 안될만큼 겪기 힘든 고통도 겪어봤고 생사를 넘나들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온게 감사하단 생각이 듭니다, ‘범죄도시’는 영혼과 뼈를 갈아 넣은 작품이라 나에겐 많이 특별하죠.”

‘록키’를 보고 자란 어린 마동석은 ‘007’ ‘다이하드’ 와 같은 프렌차이즈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우리 나라는 왜 못하지?” 란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이 갈아 넣은 ‘뼈’와 ‘영혼’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배우이자 제작자 마동석은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경향과 만나 네번째 ‘범죄도시’를 세상에 내 놓은 소회, ‘괴물형사’ 마석도 캐릭터에 대한 애정 등을 들려줬다.

영화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과 IT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사이버팀과 함께 더욱 풍성해진 그림으로 범죄 소탕 작전을 펼친다.

영화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1편 기획한게 10여 전 전이네요. 범죄오락액션물의 특성상 권선징악을 항상 가져가야 하잖아요. 제 스스로 ‘지루해질거면 프랜차이즈 하지 말자’고 했어요. 근데 찍다보니 그걸 염두하지 않아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사건이 다르고 매 영화 하나 하나 매력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주가 이뤄지더라고요. ”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3’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성공했지만 기존의 ‘범죄도시’ 시리즈와 색이 달라 실망했다는 평도 있었다. 마동석은 “2편 찍을 때 이미 3,4 편 대본을 준비했고, 3편과 4편을 같이 찍었다. 3편에서의 단점을 보완해 4편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학생이 ‘범죄도시’를 보고 경찰을 꿈꾸게 됐다며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미성년자 관람가로 만들어 달라’고 DM을 보냈더라. 3편 개봉 당시 어르신들도 ‘덜 잔인하다’며 재밌게 봐주셔서 뿌듯했다”고 했다.

“3편은 최대한 오락물에 가깝게 경쾌하게 찍고 싶었고, 2편과 톤을 다르게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어요. 4편은 조금 더 무거운 오락물로 찍고 싶었는데 그게 잘 지켜진 것 같습니다.”

배우 마동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지난 2월 ‘제 74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반응이 너무 폭발적으로 좋아서 감독도 놀랐었어요. 베를린 영화제는 칸과 달라서 중간에 나가는 사람도 있고 영화가 별로면 손가락을 아래로 들며 ‘우~’ 하고 야유도 한다고 겁을 주더라고요. 근데 한 분도 안나가셨어요. 제일 걱정했던건 번역이었는데, 다들 박장대소해줬어요. 신기하게 ‘짭새’ 단어에서 웃던데요? 나중에 들으니 ‘자막이 없어도 이해가 되더라’고 하더라고요. 또 이 시리즈가 매 편마다 액션 기술들을 다르게 써서 좋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감사하게 돌아왔죠.”

‘범죄도시’는 복싱 기술을 선보이는 액션이 특징이다. 이번 시리즈에선 그 어느 시리즈보다 강한 마석도의 주먹맛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마동석은 4편의 액션에 대해 “1, 2편에서 했던 슬러거 스타일과 3편에서 했던 복서 스타일, 그리고 인파이팅과 아웃파이팅을 합치고 경쾌한 느낌보다 묵직한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헐리우드에서 내게 오퍼가 들어오는 이유는 자신들을 흉내내지 않는다는 이유에요. ‘범죄도시’ 시리즈에는 4종류의 복싱을 돌아가면서 쓰고 있고, 유튜브 등에서 테크니컬 리뷰를 본 사람은 더 영화를 재밌게 보더라고요. 또 무술팀이 아닌 배우를 출연시켰을 때 액션 연기에 한계가 있기 떄문에 3편에선 격투기 챔피언 홍준영을 섭외해 저랑 리얼하게 붙었고, 4편에선 복싱 국가대표 선수 겸 배우를 하고 있는 김지훈에게 백창기의 오른팔을 맡겼습니다.”

4편에선 마석도의 감정선도 많이 선보여진다. 그는 “저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마석도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4편은 악당이 악당을 해치는 것이 아닌 악당이 선한 사람들을 해치는 설정이 나와 마석도의 분노 게이지가 높아집니다. 영화를 준비하며 조사하다보니 실제로 형사들이 사건이 끝날 때까지 휴대폰 배경화면에 피해자 사진을 넣고 다니덜고요. 마석도는 사실 과학수사를 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사이버 수사대와 공조를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일적으로 노련해졌다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1편에서 ‘이수파 두목’으로 사나움과 웃음 둘 다를 담당했던 장이수가 이번 4편에선 웃음버튼을 제대로 달고 나온다.

“제가 건너건너 아는 사람 중에 암흑가 사람이 있는데 세월이 흘러 만나니 예전처럼 날 서 있지 않고 말랑말랑해졌더라고요. 그래서 ‘세월이 흘러 말랑말랑해진 장이수를 활용하자’ 했죠. 박지환이 연기를 훌륭하게 잘해줘서 재밌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어요.”

4편 역시 ‘범죄도시’ 마석도의 무대포 정신과 무지함을 이용한 범죄도시 특유의 유머를 끊임없이 선보인다. 그는 “유머를 시나리오에 많이 써놓고 덜어낸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내부에서 연령별로 투표를 해서 재미없는 것은 덜어낸다. 내부 웃음 검열이 센 편”이라고 설명했다. 범죄오락영화의 특성상 덜어내는 작업이 가장 힘들 수 밖에 없다.

영화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4’ 스틸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할리우드에 ‘007 시리즈’와 ‘다이하드 시리즈’가 있는게 부러웠어요. ‘록키’와 ‘람보’를 보고 프렌차이즈 영화에 로망이 생겼죠. 근데 막상 만들고 나니 너무 어렵던데요. 보통 영화 시나리오가 100페이지 정도 되는데 우린 액션 장면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나리오를 덜어내는 작업이 많이 필요합니다. 60페이지 미만이 되야 2시간 반짜리 영화가 나오죠.”

영화는 24일 개봉해 ‘3회 연속 1000만 관객 돌파’ 기록을 향한 질주를 시작한다. 그것이 이뤄진다면 최초의 ‘트리플 천만 시리즈물’이라는 역사를 쓰게 된다.

배우 마동석.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처럼 어려운 시기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프랜차이즈로 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죠. 5,6,7,8 빌런역을 맡을 배우가 내 맘 속엔 다 정해져 있어요. 외국인도 나오는 등 조금 더 글로벌스러운 소재도 등장합니다. 좀 더 강력한 감정을 가진 마석도도 나오고요. 또 15세로 개봉하고 19세이상으로 감독판을 내놓자는 얘기도 나왔어요. 형사들이나 프로파일러 등을 만나면 ‘이런 사건들을 알려서 범죄를 예방하고 싶다’고들 합니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그런 게 있어요?’ 하고 깜짝 놀랄한만 사건들도 다룹니다. ‘범죄도시’가 ‘아는 맛’이라 식상하시다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 영화에서만 즐길 수 있는 부분을 마음껏 즐겨주세요.”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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