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일까? 테두리 불규칙한 점은 의심해야!

박지웅 서울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2024. 4. 20. 1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른 암보다 관심 적어 치료 시기 놓치기 일쑤…강한 자외선 차단이 예방법

(시사저널=박지웅 서울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교수 )

샤워를 하다가 문득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점이 하나씩 늘어나 신경이 쓰였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개는 평범한 점일 수 있다. 그러나 간혹 대칭이 맞지 않거나 테두리가 불규칙하거나 다양한 색깔이 조합되어 있으며, 크기가 6mm 이상일 경우에는 악성 종양(피부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009년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피부암은 연평균 2889건 발생해 전체 암의 1.8%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당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 건수는 5.9건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70.5%를 차지하는 만큼 피부암은 주로 노인층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피부는 신체의 보호벽일 뿐만 아니라 복잡한 해부학적 그리고 생리학적 기능을 하는 신체 중 가장 큰 기관이다. 가장 큰 기관이니만큼 피부에는 여러 가지 질병과 종양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총칭해 피부암이라고 한다. 피부암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며, 같은 사람이라도 부위별로 피부암 발생이나 분화에 관여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고 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부암은 '원발성' 피부암과 '전이성' 피부암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좁은 의미의 피부암은 원발성(다른 원인 없이 그 자체가 질병인 성질) 피부암을 의미한다. 원발성 피부암은 크게 비흑색종 피부암과 악성 흑색종 두 가지로 분류된다. 비흑색종 피부암에는 피부암 중 가장 흔한 기저세포암과 다음으로 흔한 편평세포암이 포함된다. 이들은 대부분 국소적으로만 자리를 잡고 다른 장기로는 잘 전이되지 않아 비교적 양호한 경과를 보인다. 이에 반해, 악성 흑색종은 비흑색종 피부암과는 달리 침윤과 전이가 흔하므로, 조기에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가장 대표적인 피부암 세 가지는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이다. 

전체 피부암 중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르다. 기저세포암이 가장 흔해 30~40% 이상을 차지한다. 편평세포암이 다음으로 흔해 20~30%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는 악성 흑색종이 10~20%를 이룬다.

ⓒ시사저널 박정훈

화상 흉터나 유전 피부질환도 피부암 원인

대부분의 피부암 그리고 암 전구증(질환 또는 병적 상태의 시작을 나타내는 증상) 발생에 태양의 자외선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암종별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있다. 피부암 중 가장 흔한 기저세포암의 경우는 자외선에 간헐적으로 짧고 과다하게 노출되는 것이 직업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 방사선 노출 및 면역 억제 시에도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편평세포암은 발생 위험도가 자외선 노출량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또 만성 궤양, 화상 흉터, 만성 골수염의 농루(고름 흐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면역 억제, 일부 유전 피부질환 등으로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악성 흑색종은 일반적으로 강한 자외선 조사 시에 발생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흔한 말단흑색점 흑색종의 경우 자외선이 특별히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으며,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피부암은 어떤 종류이든 기본적으로 반점으로 시작해 점점 크기가 커져 종괴(덩어리)로 진행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기저세포암은 대부분 얼굴에 발생한다. 종괴의 경계가 둥글게 말려 있는 형태가 특징적이어서 '설치류 궤양' 즉 쥐가 파먹은 것 같은 모양의 궤양으로 불린다. 편평세포암은 만성 일광 손상부, 만성 궤양, 화상 흉터, 만성 골수염 농루 등의 전구 병변에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병변 자체도 궤양과 흉터를 동반한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악성 흑색종 중 우리나라에서 흔한 말단흑색점 흑색종은 손발톱에 크기가 점점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빠른 속도로 병변의 크기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오랜 기간 크기가 비슷한 상태로 유지되다가 수년이 경과한 후에 크기가 증가하기도 한다.

1차 치료법은 수술로 제거하는 것

모든 피부암의 전통적인 1차 치료법은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 시에는 육안으로 정상인 경계부 조직까지 상당 부분 포함해 눈으로 보이지 않는 암세포 확산을 염두에 두고 광범위하게 절제해야 한다. 암 제거 후 피부 결손이 발생한 부분에는 국소피판술 및 피부이식술 등으로 피부를 재건해 준다. 이 외에도 표재성 기저세포암 그리고 피부암 전구증의 치료에는 광선 치료제나 이미퀴모드라는 국소 면역조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질환의 상태에 따라 냉동치료 또는 전기소작술 같은 국소 파괴요법을 시행할 수도 있다. 악성 흑색종의 경우는 피부 병변을 수술적으로 제거한 다음에 병이 진행한 정도에 따라 전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자외선이 피부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므로 평소에 자외선 차단제, 양산, 모자, 의복 등을 이용해 자외선을 잘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특히 해수욕과 같이 장시간 강한 태양광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긴팔 의복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출되는 부위에는 2시간 이내 간격으로 방수가 되는 자외선 차단제를 반복적으로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은 내부 장기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과는 달리 직접 눈에 띄므로 조기 발견이 비교적 쉽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예후가 양호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다른 장기의 암종에 비해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포함한 자외선 차단 노력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피부에서 새로운 점이나 종기,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는 즉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