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대어부터 이차전지주까지…입맛대로 고르는 ‘공모주 슈퍼위크’ 열린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4. 4. 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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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이후 최대 규모’ HD현대마린솔루션 출격
흥행 보증수표 이차전지주 민테크·코칩도 주목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이른 춘궁기를 겪었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다음주 한주 동안에만 4개 공모주가 청약을 진행하는 숨가쁜 일정이 진행된다. 질적으로 봤을 때도 올 상반기 최대어뿐만 아니라 흥행 보증수표인 이차전지주들이 포진해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 등 4곳의 공모 청약이 기다리고 있다.

18~19일 진행된 제일엠앤에스를 포함하면 5곳이 연달아 공모 청약을 접수하는 것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2~23일, 민테크는 23~24일, 코칩은 24~25일, HD현대마린솔루션은 25~26일 청약을 받는다. 다음주 공모주들은 모두 일정이 하루씩 겹치는 것이다. 청약 마감일에서 환불일까지 이틀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청약 전략을 짜야 한다. 디앤디파마텍 청약에 목돈을 넣으면 민테크 청약 마감 때까지 환불을 받지 못해 그 자금을 쓸 수 없다. 마찬가지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비례배정을 노리고 목돈을 넣으려면 코칩은 균등배정만 참여해야 한다.

보통 4~5월은 IPO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힌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연초에 신년 경영계획으로 IPO 추진을 확정하고 상반기 결산 재무제표를 들고 하반기에 IPO 시장으로 뛰어든다. 연말 북클로징(회계장부마감) 기간 전까지 IPO를 마무리하지 못한 회사들이 다음해 2~3월쯤에 청약을 받는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달 14~15일 엔젤로보틱스 청약 이후 이달 18~19일 제일엠앤에스까지 거의 한달 동안 진행된 공모 청약은 아이엠비디엑스(3월 25~26일) 단 한건 밖에 없었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돼있던 코칩, 민테크, 이노그리드 등의 청약 일정이 대거 이달 중순과 하순으로 밀리면서 지난달 중순에서 이달 초순까지는 이른 춘궁기가, 이달 중순에는 때아닌 성수기가 찾아온 것이다.

다음주 청약이 진행되는 공모주 4곳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는 종목은 단연 HD현대마린솔루션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가 제작한 선박의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회사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으로, 1조5000억원대였던 올 상반기 대어 에이피알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공모 규모는 7423억원으로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공모주 시장에서는 ‘대어불패’가 불문율로 여겨지기는 하나 기관 투자자들이 유독 구주매출이 많은 공모주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IPO 성공을 장담하기만은 어렵다. HD마린솔루션의 구주매출 비중은 50%다. 2년 전 예상 시가총액이 각각 3조원대, 1조원대였던 SK쉴더스와 원스토어도 수요예측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두 회사의 구주매출 비중은 각각 46%, 50%였다. 구주매출 100%로 IPO에 도전한 서울보증보험도 지난해 10월 상장을 철회했다.

이차전지주인 민테크와 코칩의 흥행 여부도 관심사다. 민테크는 배터리 진단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이고, 코칩은 초소형 이차전지 전문기업이다. 유통시장에서 이차전지주의 흐름과 무관하게 발행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차전지주가 최고의 테마로 손꼽힌다.

공모주 슈퍼위크의 첫 주자인 디앤디파마텍은 다른 관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번째다. 재수생도 흔치 않은 IPO 시장에 등장한 삼수생이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넣었지만 두번 다 미승인이란 결과를 받았다. 당시에는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내세웠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엔 먹는 비만치료제로 상장예비심사를 뚫었다. 한때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도 2700억원에 그칠 정도로 눈높이를 크게 낮췄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프리 IPO 당시 기업가치가 약 6000억원으로 보도됐는데 예상시가총액이 이보다 낮아 상장 직후 오버행 부담은 적을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Terns Pharma’가 GLP-1 치료제 1상 중으로 시가총액은 4600억원으로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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