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털 밀면 쿨하잖아요”…주요부위 제모, 요즘 얘기만은 아니다 [사색(史色)]
[사색-65] 고대 그리스 여신을 묘사한 석상에는 주요부위(?)에 털이 없습니다. 그곳은 자고로 매끈해야 아름답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유행하는 ‘브라질리언 왁싱’이전에 ‘그릭 왁싱’이 있었습니다.
그리스가 최초 제모의 민족은 아니었습니다. 고대 문명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집트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려 그리스는 이집트의 영향으로 제모를 했다는 분석도 나올 정도입니다.
신을 모시는 사제들 역시 경건함의 상징으로 온몸의 털을 없앴습니다. 화산석의 일종인 경석을 사용했습니다. 현대사회의 ‘왁싱’이 성애적 느낌을 자아내는 것과는 정반대였던 셈이지요.
만약 그곳이 매끈한 여성을 발견했다면, 그녀는 ‘마녀’로 심판되었습니다. 털 한번 잘 못 밀었다가 화형대에 오르게 되는 셈이었지요.
다윈은 이 저서에서 이렇게 주장합니다. “털은 원시적 형태의 인간과 연관이 있다. 더 많이 진화할수록 더 적은 털을 가진다. 인간은 털이 적을수록 성적으로 매력적이다”
하퍼스 바자와 같은 유명 잡지에는 “여성들이여, 겨드랑이에 자리 잡은 불쾌하고, 흉하며, 불결한 털을 제거하라”는 광고가 잇따랐습니다. 실제로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세면도구와 미용 서비스 광고는 음식 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민소매를 입은 여성이 자랑스럽게 팔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새로운 미로 자리 잡지요. 고대 그리스 석상의 여신들이 그러했듯이.
1960년 유럽과 미국에서 68혁명이 일어납니다. 베트남전으로 촉발된 범지구적 반전 운동이었지요. 이 반전운동을 계기로 각종 사회운동도 터져 나옵니다. 페미니즘의 태동이었지요. 여성주의자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남성과 자본이 강요한 제모를 더 이상하지 않겠다”라고요. 현대 사회에서 겨드랑이 털을 대놓고 드러내는 배우들에게 ‘페미니즘’이라는 딱지가 붙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네줄요약>
ㅇ주요부위에 털을 미는 관습은 고대부터 존재했다
ㅇ이집트는 거의 모든 털을 밀었고, 그리스로마도 제모가 아름답다 여겼다.
ㅇ기독교에서는 몸 제모에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슬람은 제모가 필수였다.
ㅇ찰스 다윈의 저작 하나로 주요부위 왁싱이 다시 유행했다. 제모는 그렇게 돌고 돌았다.
<참고문헌>
ㅇ리처드 작스, 발가벗기는 역사, 고려문화사,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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